오늘복음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요한 복음서에만 나오는 이 제자는 최후 만찬에 등장하였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유일하게 십자가 밑에 있었던 제자였으며,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이 제자에게 어머니로 맡기셨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듯 “이 제자가 이 일들을 증언하고 또 기록한 사람”, 곧 요한 사도인 것으로 일반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 제자는 복음서 안에서 자주 베드로 사도와 함께 등장합니다. 예수님의 무덤에 가장 먼저 달려간 것도 그 제자였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가장 먼저 알아보았던 것도 그 제자였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을 가장 많이 사랑한 제자였고, 예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 것도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베드로 사도는 그 제자를 두고 이렇게 묻습니다.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때 예수님께서는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대답하십니다.
묻는 사람이 무안해질 만큼 단호한 대답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길과 그 제자의 길은 서로 다를 수 있고 또 다르다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받은 탈렌트가 저마다 다르고, 소명도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일을 맡고, 어떤 대우를 받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소명대로 얼마나 충실히 살아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저마다 주님께 받은 소명은 다 가치 있는 것이고 소중한 것입니다. 나는 어떤 소명을 받았고, 또 어떻게 응답하고 있는지 되돌아봅시다. (이성근 사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