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아이가 자라면서 ‘혹시 나 입양되어 온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이에게 믿고 살아갈 든든한 부모가 없다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이는 스스로 약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러니 부모에게 의지해야만 마음이 편합니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어 아는 것이 많아지고 몸집도 커지게 되면 부모보다 자신을 더 믿게 됩니다. 그러면 어릴 적에 느꼈던 부모와 함께하는 편안함의 의미는 잃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 없이 혼자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고통스러운 인생을 시작합니다.
아담과 하와도 하느님보다는 자신을 더 믿게 된 때가 있었습니다. 뱀의 말을 믿었을 때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여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하느님과 단절되고 행복이 충만한 상태인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인간은 어른이 되면서 행복을 잃습니다. 하느님보다 자신을 더 믿게 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자신을 믿어 행복을 잃었다면, 이제 다시 하느님을 믿어야만 행복할 수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어떻게 다시 인간이 행복을 되찾을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엘리사벳이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이라고 외친 것은, 성모 마리아께서 어린이처럼 믿으셨음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당신이 행복하신 이유가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시며, 어린이처럼 믿는 그 겸손한 믿음만이 곧 행복의 시작임을 알려 주셨습니다. 행복하려면 아버지 앞에서 어린이가 되어야 합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