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은 ‘시야의 범위’에서 차이가 납니다. 오래 산 이들은 지금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조금만 참아.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해 줍니다. 그만큼 오래 살아 보았으니, 지금 기뻐도 조금 지나면 슬퍼지고, 지금 슬프더라도 조금 지나면 기뻐진다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그러나 시야가 좁은 사람은 작은 일에도 하늘이 무너진 듯, 금방 지나갈 것도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절망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조금 있으면’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라며 수군거립니다.
예수님께서는 내일이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것이고 사흘 뒤면 다시 부활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잠시 뒤면 세상은 기뻐하고 제자들은 슬퍼할 것이며, 또 잠시 뒤면 제자들은 기뻐하고 세상은 두려움에 떨게 되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듣고도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 세상이 끝나는 줄 알고 다 도망쳐 버립니다. 그러나 요한 사도만은 그 순간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골고타 언덕 위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습니다. 시야의 범위가 넓은 사람은 어떠한 역경도 이겨 냅니다.
우리가 성숙한다는 것은 바로 “조금만 있으면”이란 의미를 알게 되는 과정입니다. 그 의미를 알면 어려운 일이 닥쳐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고, 기쁜 일이 있어도 들뜨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아는 사람은 영원의 관점으로 보게 되어 이 세상 작은 변화에도 동요하지 않습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