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처음에 어머니와 오랜 시간을 지내기에, 아버지가 자신을 위하여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모릅니다. 이때 어머니는 중간에서 자녀에게 아버지를 알려 줌으로써 자녀가 아버지를 존경하게 합니다. 이렇게 아내는 자녀 앞에서 남편을 영광스럽게 합니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사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라고 하시며, 아버지께서 당신에게 모든 것을 내어 주셨다고 하십니다. 아드님께서는 아버지에게서 모든 것을 받아 교회에 주십니다. 교회는 또한 그 받은 모든 것을 자녀들인 신자들에게 베풉니다. 이 ‘받은 것을 자녀들에게 내어 줌’이 신부로서 신랑을 영광스럽게 하는 가장 완전한 방법입니다.
이와 같은 일이 그리스도와 성령 사이에서도 일어납니다. 새로 태어나는 교회는 아직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그 피 흘리심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라고 하셨습니다. 대신 당신께서 보내실 성령께서 오시면 당신의 사랑을 온전히 깨닫게 하시리라고 하십니다. 자녀 앞에서 아내가 하는 역할을 교회 앞에서 성령께서 하시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역할을 교회와 세상 사이에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아직 교회의 가르침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교회로부터 배운 지식과 받은 은총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 줌으로써 교회를 드러내고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합니다. 그렇게 복음을 전하는 이도 교회의 사랑을 받습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