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돌아가실 때 “저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라고 하였습니다. 그가 죽음 앞에서 느꼈던 이 평화는 또한 언젠가 죽음을 맞보게 될 우리도 평화롭게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곧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셔야 함을 아십니다. 그럼에도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고 하십니다. ‘내 평화’를 준다는 말씀은 지금까지 당신이 누려 오신 평화를 주시겠다는 뜻입니다.
성경에서 ‘평화’는 생명의 충만함을 뜻합니다(『주석 성경』 루카 1,79 각주). 예수님께서는 바로 생명의 충만함 자체이시며, 인간에게 생명의 충만함을 전해 주시고자 몸소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것입니다.
물론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을 흘리신 것처럼, 당신의 평화를 잠시 잃은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평화를 다시 찾는 법을 알려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도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라며 제자들을 격려하였습니다. 나의 십자가가 누군가에게는 평화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는 그래서 평화 그 자체입니다.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공포를 제거해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평화는 성령의 열매’입니다(갈라 5,22 참조). 우리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통하여 오시는 성령의 힘으로 참진리를 깨달아 죽음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