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돈을 열심히 벌어다 주는 남편에게 아내가 “이젠 돈 말고 당신의 사랑을 보여 주세요.”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남편들은 황당해 할 것입니다. 그들은 피땀이 서린 돈이 사랑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남편이 벌어 온 돈이 사랑을 모두 표현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아 ‘사랑이 담긴 선물’로 표현됩니다. 선물을 보면서 그 안에 담긴 사랑도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필립보도 이와 같은 질문을 합니다.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선물이십니다. 아버지의 피땀이 서린 사랑의 선물인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을 보면 아버지를 뵌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보면 아버지의 사랑을 본 것입니다. 선물을 믿어야 선물을 주신 분을 믿게 됩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보여 주세요!”라고 말한다면 필립보와 같은 오류에 빠지고 맙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주신 선물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선물은 바로 당신께서 피 흘리심으로 탄생시키시고 세상에 세우신 ‘교회’입니다. 교회가 예수님께서 세상에 보내시는 당신 사랑의 선물인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를 보면서도 예수님을 보여 달라고 한다면, 예수님을 보면서도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고 청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유다인들은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배척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 다른 민족들에게 가겠다고 합니다. 선물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선물을 주시는 분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선물을 먼저 믿어야 그것을 주시는 분을 받아들이고 주시는 분의 사랑 안에 머물게 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선물입니다. 교회를 받아들여야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