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거처할 곳을 마련하러 가신다고 하십니다. 그렇지만 그 자리는 예수님께서 당신 십자가의 순종으로 얻어 내셔야만 했던 자리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하시며 그들을 안심시키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고 돌아가셔야 하는 일만을 생각하며 두려워합니다. 그 죽음이 자신들에게도 십자가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아빠가 일을 나가는데 아기가 떨어지기 싫어 아빠에게 울며 매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부모의 십자가는 자녀의 십자가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기는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 부모와 떨어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십자가가 커다란 고통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이 우리를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부자 되세요.”, “꽃길만 걸으세요.”, “좋은 일만 있으세요.”라고 인사하며 이 세상에서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고통 없는 출산이 없듯, 성숙한 신앙인은 십자가가 없으면 부활도 없음을 압니다. 더 큰 영광은 더 큰 십자가에서 옵니다.
남편은 아내가 고통을 당할 것임을 알면서도 아기를 출산하기를 원합니다. 그 고통을 넘지 않으면 두 사람이 함께 누릴 새 생명이 탄생하는 기쁨을 맛볼 수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하십니다. 그분께서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길’이시라면 그분께서 걸으셨던 ‘십자가의 길’을 우리도 걸어야만 합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