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에서 성령께서는 필리포스를 시키시어, 이사야 예언서를 읽고 있는 에티오피아 재정 관리 내시에게 다가가도록 하십니다. 내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사야의 예언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필리포스가 그에게 성령의 빛으로 말씀을 일깨워 주자, 그는 이방인이지만 세례를 받기를 청합니다.
인간은 ‘성사’를 통하여 구원되지만 그 성사까지 이끌어 주는 ‘도움의 은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에티오피아 관리에게는 그 도움이 필리포스였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성사’인데, 그 성사를 받도록 하기 위한 믿음을 주는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모든 은총은 ‘원하는 이’에게 주어집니다. 에티오피아 내시는 성경을 읽으며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말씀을 알아들으려 애쓰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알고자 하는 이에게만 진리가 주어집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배운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온다.”라고 하십니다. 아버지께서는 당신께 다가오려는 이들에게 믿음을 주시어 성사의 길을 열어 주십니다.
구걸을 하는 사람이 돈을 담을 그릇 하나도 준비해 놓지 않고 딴청을 피운다면 그런 사람에게 돈을 쥐어 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성체성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체를 모시고자 하는 마음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 사제가 성체를 영해 줄 수는 없습니다. 성체가 주님의 몸임을 굳게 믿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