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542호 2019.05.12 
글쓴이 오창일 신부 

오창일 신부 / 사하성당 주임

   오늘은 부활 시기 네 번째 주일, 성소 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불러주시고 소명을 주신 거룩한 부르심(聖召)에 대해 생각하는 날입니다. 성소라는 말은 넓은 의미로 주님의 부르심으로 세례받은 우리 모든 신자들이 받은 소명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를 생각해 보기 전에 먼저 평신도로서의 성소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겠지요.
   
사제 성소나 수도 성소는 평신도의 성소에서 출발합니다. 건전한 평신도가 없으면 사제 성소나 수도 성소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성직자나 수도자는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 가정에서 탄생합니다. 가정은 사제 성소와 수도 성소의 못자리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우리 몸에는 많은 지체들이 있어서 각 지체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함으로써 살아 있는 생명체가 되게 합니다. 교회도 각각 고유한 직무를 수행하는 구성원들이 모여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게 됩니다. 이렇게 맡은바 고유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우리 모두는 성소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각자 불림을 받은 사람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고유한 성소를 완성시켜가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주어진 직무는 가정생활입니다. 모든 사람은 가정생활을 통해서 성소를 완성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정을 성화시키는 일입니다. 가정은 작은 교회입니다. 가정 안에서 우리 자녀들은 기도하는 법과 하느님을 올바로 섬기는 법을 배우게 되고, 가정교육을 통해서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성소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삽니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나를 부르셔서 교회에 입문하던 날, 그리고 세례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불림을 받은 날을 기억하십니까? 착한 목자이신 주님을 따르는 삶을 사는 우리들, 다시 한번 주님 사랑과 보살핌을 되새겨보면 좋겠습니다.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 사랑을 내어줄 수가 있습니다. 나와 함께 생활하는 이들에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 사랑을 베풀며 부르심의 길을 걸어갑시다.
   
끝으로,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고 자신을 봉헌한 많은 분들, 교회의 주역이 될 많은 젊은이들, 그리고 모든 평신도들이 자신의 삶 안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깨닫고 그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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