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세상에서 이기적이고 자기만 아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랐구나!’라고 생각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사랑은 먼저 받아야 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주는 양식 안에는 “너희도 주어라.”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뜻을 동시에 먹는 것입니다. 물론 사랑만 먹는다고 다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양식 안에 주는 이의 사랑이 들어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해리 할로우 박사는 새끼 원숭이 격리 실험을 통하여 사랑이 담기지 않은 음식은 새끼 원숭이를 사랑 없는 동물로 머물게 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어미의 품에서 자라지 못한 원숭이는 성장해서도 무리 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내어 줄 줄 아는 것을 배우지 못해서입니다. 자녀도 부모가 주는 양식에서 사랑을 느낄 때야 비로소 부모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부모의 뜻을 따를 마음도 생깁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너희는 나를 보고도 나를 믿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그들이 영혼을 살리려는 사람들이 아님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믿으면 주시는 분의 사랑을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실천하게 되는데, 믿지 않으면 감사도 사랑을 실천할 의욕도 생기지 않습니다. 신자가 성체를 모시고서도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그 성체가 진정 그리스도의 살과 피임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참으로 믿지 못하면 그분을 결코 따를 수 없습니다. 그러면 성체는 그저 밀떡으로, 육체의 배고픔만 채우는 것으로 끝나게 됩니다. ‘사랑하기를 원하는 사람’만이 성체성사의 은총을 누립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