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모든 생명이 태어나서 살아남기 위하여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배고픔과 목마름’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피땀을 흘리며 자녀를 배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게 하려고 힘씁니다. 부모가 주는 양식은 단순히 아이의 육체만이 아니라 영혼의 배고픔도 채워 줍니다. 영혼은 사랑으로만 배부를 수 있는데, 부모가 주는 음식 안에는 부모의 사랑이 듬뿍 배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랑을 통하여 인간이 해결하려는 가장 큰 욕구는 ‘소속감’입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주는 양식을 먹으며 자신들이 부모에게 속해 있음을 믿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도 인간들이 당신께 속해 있음을 믿게 하시려고 당신의 생명과도 같은 아드님을 양식과 음료로 내어 주셨습니다. 아이가 부모가 주는 양식으로 부모에게 속해 있음을 믿는 것처럼, 예수님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 때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 품에 속해 있음을 믿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아기가 사랑으로 대해 주는 부모가 있으면 그것으로 자유롭고 기뻐하는 것처럼 주님을 부모처럼 모시고 사는 사람은 세상의 어떠한 집착이나 배고픔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모든 욕구는 소유하지 못해서 생겨나는데, 하느님을 소유한 사람은 다 가진 사람입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면 애벌레 때 먹던 것에 관심이 없어지듯, 주님께서 주시는 성체 성혈로 배부르고 목마르지 않게 된 우리가 하늘에 속하게 되면 세상 것에 대한 맛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그때에 세상 것의 배고픔과 목마름에서 해방되는 것입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