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며 …

가톨릭부산 2015.11.06 02:08 조회 수 : 104

호수 2245호 2013.11.24 
글쓴이 박주영 첼레스티노 

한 해를 보내며 …

박주영 첼레스티노 / 조선일보 부산 취재 본부장 park21@chosun.com 

11월은 위령성월입니다.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달이지요. 그래서 각 레지오 쁘레시디움 단원들은 인근 묘지를 찾아 위령기도를 합니다. 이 행사를 할 때면 떠오르는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부자와 거지 라자로’ 얘기(루카 15, 19~31)입니다. 지상의 산 사람들이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빌어주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를 생각하게 되지요.

11월은 교회력으로 연말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시기이지요. 교회에선 위령성월, 연중 34주간을 넘기면 새해인 대림 시기입니다. 하늘나라에 가신 분들을 위한 기도를 하면서 ‘죽음’을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또 한 해를 떠나보냅니다. 예전 같으면 ‘위령성월’이란 단어만 읽지만, 중년을 지나고 있는 요즘은 단어 안의 의미가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늦가을과 초겨울이 겹치는 이맘때가 되면 제 마음은 휑해집니다.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사람들의 마음도 분주한데 말입니다. 교회는 세상보다 한발 앞서 시간을 사는지도 모릅니다.

“아, 벌써 한 해가 다 갔구나”라고 감회에 젖습니다. 그리곤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봅니다. 새해가 시작될 때 무슨 결심을 했는지, 어떤 목표를 세웠는지, 그 결심은 지켰는지? 목표는 달성했는지를 살펴봅니다. “올해 이룬 건 뭔가?” “한 게 뭐 있나?”하고 질문하고 답하는 거지요. 

금연 결심과 목표를 지키지 못해 아내에게 여전히 지청을 듣고 있고, 다른 것도 제대로 이룬 것이 없습니다. “아, 올해도~”라며 가슴을 칩니다. 부끄럽기도 하구요. 특히, 후회되는 건 ‘기도’와 친해지지 못한 겁니다. 성당에서 걸어서 5분 거리로 이사오면서 “성체조배실에 자주 가서 주님을 뵈리라”고 좋아했는데 전혀 ‘꽝’이 되고 말았습니다. 

“기도 안에 생명, 안식, 기쁨이 있다”고 늘 생각하면서도 실천을 못 하고 만 것입니다. 올 한 해 제 생활은 생명도, 안식도, 기쁨도 적었다는 거지요. 그래서 석양에 바쁜 농부처럼 올해 남은 시간만이라도 ‘기도’에 노력해보려 합니다. 오는 새해엔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힘을 얻을 수 있길 바라며, 입으로라도 읊조려 봅니다. “하느님, 저를 도와주소서. 주님 어서 오시어 저를 도와주소서.”

호수 제목 글쓴이
2388호 2016.06.26  힘들 때 쪼르르 달려갈 곳 박주영 첼레스티노 
2488호 2018.05.13  SNS 전교 김상진 요한 
2016호 2009.10.11  가을 타는 남자 탁은수 베드로 
2473호 2018.01.28  말하는 것의 차이 박주영 첼레스티노 
2372호 2016.03.06  응답하라 나의 추억 정재분 아가다 
2245호 2013.11.24  한 해를 보내며 … [2] 박주영 첼레스티노 
2176호 2012.08.26  수다 떠는 신부들 이창신 신부 
2387호 2016.06.19  고우십니다 김양희 레지나 
2081호 2010.12.19  성모님의 삶을 묵상하며 기도합니다. 하창식 프란치스코 
1968호 2008.12.07  ‘십당구락’과 화개 장터 이원우 아우구스티노 
2331호 2015.06.07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김검회 엘리사 
2408호 2016.11.13  불확실한 세상, 확실한 하느님 탁은수 베드로 
2389호 2016.07.03  나는 밀인가 가라지인가 이재웅 안토니오 
2364호 2016.01.10  세례의 추억 하창식 프란치스코 
2297호 2014.10.26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는 방법 박주영 첼레스티노 
2228호 2013.08.11  텃밭에서 만난 하느님 김상진 요한 
2559호 2019.09.08  7 rings(7개 반지)라는 팝송을 아시나요 박선정 헬레나 
2517호 2018.12.2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코헬렛 3장) ~ 어느날의 인사 김효희 젤뚜르다 
2046호 2010.04.25  교회에서 그런 일을 왜 합니까! 김종일 
2495호 2018.07.01  “불법체류자? 불법인 사람은 없습니다.” 차광준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