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출처 :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제동성당의 주임신부이신 
유종만 바오로 신부님의 묵상글 중에서 

             

 - 브라더 로렌스 (Brother Lawrence)의
섬김의 자세 -

문제 투성이던 어느 수도원에
한 늙은 수도사가 출입문을 두드렸다.

 

늙은 수도사가 왔다는 소문에
젊은 수도사들이
우르르~ 밖으로 몰려 나왔다. 

 

그들은
백발이 성성한 노수도사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노수도사가 왔구랴"! 

어서 식당에 가서 접시나 닦으시오. 

노수도사가
숨 돌릴 여유도 없이
젊은 수도사들이
노수도사를 재촉해 댔다.

 

이 수도원에서는
처음 부임한 수도사에게
그런 허드렛일을 시키는 것이 관례였다.

 

노수도사는
머리를 다소곳이 숙이며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하고는
곧장 주방으로 갔다.

 

노수도사는
한 번도 불평하지 않고
한 달, 두 달, 그리고 또 한 달을
접시만 닦았다.


 

젊은 수도사들은
말없이 그리고 불평하지 않고 일하는
노수도사를 얕잡아 보고는
그에게
멸시와 천대와 구박을 쉬지 않고 해댔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즈음에
수도원 감독자가
이 수도원을 방문하였다.

 

젊은 수도사들은
책잡힐 일이나 있지 않을까 걱정하며
감독 앞에서 쩔쩔매고 있을 즈음
감독은
수도원의 원장이 보이지 않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 수도원의 원장을 찾기 시작했다.

 

“원장님은 어디 계시는가"?
이에 대해 수도사들은
아무렇지 않은듯 대답했다.
“원장은 아직 부임하지 않으셨는데요"?

 

그러자 감독관은
감짝 놀란 얼굴로 의아해 하며
큰 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예요?
내가 분명히
로렌스 수도사를
이 수도원 원장으로 임명했고 
또 이곳으로 파견한지가
벌써 3개월이나 지났는데...

이 말을 듣고는
젊은 수도사들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뿔사! 그렇다면..?
혹시 주방에 설겆이 하고 있는
그 노수도사가 원장님...?'
3개월 전이라면
그 노수도사가 분명 원장님

이란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
 

모두 주방으로 황급히 달려갔다. 

그곳에는
늙은 수도사가
아랑곳하지 않고 식기를 닦고 있었다.

 

그 노수도사가
바로 너무나도 유명한
'브라더 로렌스(Brother Lawrence)'다.

 

이 사건 이후로
이 수도원은
가장 모범적인 수도원이 되었다 한다.

 

그 노수도사는
어떤 명령도 어떠한 다른 설교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섬김 앞에서 모두가 변화되었다.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성경 Jesus)

 

사람들은
높은 자리에 앉아야만이
당연히 최고 우두머리인 줄로 안다.

 

그러나 이 말에 비추어보면
진정한 우두머리는
높은 곳에 앉아 있지 않고
오히려 천한 곳에서
지극히 작은 자와 더불어
남을 섬기는 사람이다.

 

브라더 로렌스 수도원장처럼
낮은 곳에서 말없이 섬길 때
비방과 싸움은 사라지게 된다.

 

지도자라는 자리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높은 자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섬기라는 자리, 봉사하는 자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섬김' 이다.

나이를 먹으면
어린 사람들로부터
당연히 섬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아랫 사람들로부터
의례히 섬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섬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고,
섬김을 받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런 사고방식들이
우리 사회를
더욱 메마르게 만들어 왔다.

 

사실은
나이를 먹을수록 남을 섬겨야 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 갈수록
오히려 섬길줄 알아야 한다.

 

인생의 경륜이 많이 쌓여 갈수록
섬김이 많아져야 한다.  

고위직에 오를수록,
요직을 맡을수록
더욱 헌신적으로 섬길줄 알아야 한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브라더 로렌스(Brother Lawrence)의
섬김은 말 없는 가르침이었다.

 

몸소 낮아져서 실천을 보인
가르침 묵언의 가르침

 

백마디의 말과
십수년의 가르침으로도 어려웠을 개혁을
단 3개월의 몸소 실천을 통한
묵언의 가르침으로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로렌스는
쓸 데 없는 생각이
모든 것을 망친다는 것을
이미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곧바로
우리는
그러한 생각을 박차고 일어나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하찮은 일이라고 해서 싫증 내지 마라. 
일의 위대함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작은 일일지라도
실천하는 사랑이 중요하다.

 

기도하는 시간에
마음을 쉽게 가라앉히고
평온하게 하는 한가지 방법은
마음이 다른 때에는
너무 멀리 가지 않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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