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오늘 복음에서 부자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아갑니다. 이와 달리 라자로는 가난할 뿐만 아니라 종기투성이의 몸을 가진 사람으로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라며 살아갑니다. 그러다 둘 다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부자는 고초를 겪게 되고, 라자로는 아브라함 곁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부자가 왜 고초를 겪고, 라자로가 왜 위로를 받는지 간략히 설명하십니다. 부자는 살아 있는 동안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공평한 분이시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루카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재물을 불의한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재물에 눈이 멀면 하느님을 멀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불의한 재물을 쌓아놓지 말고, 그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라고 권고하십니다. 그래야 나중에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그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일 것입니다(루카 16,9-12 참조). 
그런데 오늘 복음의 부자는 라자로의 곤궁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재물을 가지고 즐겁고 호화롭게 살아갈 뿐이었습니다. 이와 달리 라자로는 자신의 종기 고름마저도 개의 먹이로 나누어 주며 오직 주님께만 신뢰를 두고 살아갑니다. 이처럼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내어 주는 철저한 가난함은 오직 예수님에게서나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이름이 라자로였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부유하게 살던 그 부자의 이름은 아예 언급도 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염철호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