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예수님께서는 이웃 사랑의 계명에다 원수도 사랑해야 한다는 계명을 덧붙이며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고 가르치셨습니다. 원수마저 사랑할 때 비로소 아버지를 닮은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제1독서의 다니엘 예언자가 이야기하듯이 당신을 거부하고, 적대시하며, 당신의 뜻을 어기는 원수를 용서하시고 그들에게도 자비를 베푸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루카 복음사가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라고 요구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모든 죄를 용서하시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에게 잘못한 이들을 용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의 다른 식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다니엘 예언자는 동포들의 죄를 고백하며, 하느님 앞에서 자비와 용서를 청합니다. 자신들의 부끄러움이 얼굴에 가득함을 고백하며, 주님의 자비하심에 모든 것을 의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자기 죄를 고백하고 뉘우치는 이들을 용서하실 것입니다. 그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도, 죄를 고백하고 뉘우치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권고하십니다.
물론, 이 일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용서와 자비를 베푸는 일에는 하느님 도움을 청하는 기도가 늘 필요합니다. 어떻게 본다면, 용서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는 것 자체가 이미 용서를 시작하는 용기 있는 첫 걸음이라 하겠습니다. (염철호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