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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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은 있는 그대로를 옮기려 했겠지만 그럼에도 기억의 기록이기에 글로써 기록된 특징을 보여줍니다. 순서가 있고 구분이 있어서 우리가 예수님을 아는 데 도움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의 말씀들은 구분하기 쉽지 않아보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2천년 동안 같은 내용이 전해졌지만 그 같은 내용을 두고 엄청난 양의 해석이 이루어진 이유는 또아직도 어떤 식의 해석과 묵상이 이루어질지 모를 이유 역시 예수님의 말씀 안에 다양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말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작부분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실천'해야 할 바에 대한 내용으로 정리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너희에게 마실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의 사람에게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사람이란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에 대한 존중이자 하느님의 뜻을 함께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말합니다. 그리고 그 그들에게 주어질 상이란 하느님의 생명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또 다른 가르침이 등장합니다. 그것은 물 한 잔이 아닌 작은 이들에게 저지르는 악행 곧 죄를 짓게 하는 것과 자신 조차 죄를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걸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낫다.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그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절름발이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 던져 버려라.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외눈박이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죄에 대해 우리가 서야 하는 심판의 몫은 지옥과 영원한 생명입니다. 너무나 극단적인 두 가치를 향해 우리가 살고 있다면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당연히 영원한 생명일겁니다. 우리에게 선택권이 주어질 리 없지만 그럴 수 있다면 이 선택은 하나로 정해져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구분이 '죄'라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가르침이긴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 '죄'가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이 죄는 발생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합니다. 


 

말씀을 처음부터 다시 끌어 들여 본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물 한 잔을 줄 수도 있고, 또 그를 죄짓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작은 이라는 표현이 아주 평범한 사람일 수도, 또 물 한 잔이 필요한 목마른 사람일 수도 있으나 그에게 우리가 가진 물을 주거나 아니면 '너의 목마름은 너의 부족함 때문이니 다르 곳에 가서 훔치든 하라'라고 내 쫓을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선택입니다. 나에게도 물이 필요하다는 이유일 수도 있고, 게으른 이에게 주는 징벌일 수도 있으나 줄 수 있는 것을 주지 않고 그를 쫓아내어 그를 죄짓게 만든 것은 분명한 선택입니다. 


 

곧 우리가 가능한 선택은 '죄'를 지을 수 있다는 것이고,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은 '지옥'과 '생명'입니다. 하나는 우리의 몫이고 또 하나는 하느님의 몫이니 말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곳에 대한 말씀으로 경고하십니다. 그러나 이것은 겁을 주거나 협박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선택이 향하는 결과에 대한 알림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선택이 생명으로 향하는 이유를 덤으로 설명해주십니다.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 모두 불 소금에 절여질 것이다.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너희는 마음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


 

지옥의 내용이나 가르침을 설명해내긴 어렵지만 고통보다 눈에 더 들어오는 것은 "불 소금"에 관한 것입니다. 소금은 좋은 것이라하시며 지옥에 간 이들이 소금에 절여질 것이라는 것은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소금의 맛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짐작합니다. 예수님은 소금의 중요한 가치가 '맛'에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라는 말씀으로 말을 맺으십니다. 


 

그러고 보면 오늘 말씀은 처음부터 우리에게 이 '소금의 맛'에 관한 이야기였을지도 모릅니다. 소금의 맛이 확인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규정하는 것에서 얻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맛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통해 확인됩니다. 자신으로 인해 사람들이 살 수 있게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진단법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나로 인해 사람들이 한 순간이라도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에게 물 한 잔을 준 사람이 될 것이고 우리는 그에게 소금의 역할을 한 셈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군가의 목마름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그에게 소금을 지닌 채 그 맛을 보여주지 않아 그를 목마름으로 인해 다른 죄를 짓게 하는 원인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꼈던 그 소금에 절여지는 지옥으로 향하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죄가 아니라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이 예수님이 말씀하신 물 한 잔과 소금에 담긴 뜻으로 느껴집니다. 우리는 오늘도 수도 없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에게 우리가 물 한 잔을 줄것인지 아니면 그를 죄짓게 할지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나의 손과 발과 눈이 그 선택을 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물 한 잔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눈 앞에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손을 내미는 것으로 생명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머물러 뒤로 감추고 그 물이 썩는 것처럼 우리의 영혼과 마음과 몸이 불타는 지옥에 가는 길에 발을 들여 놓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면 좀 더 쉬울까요?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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