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사목 휴일이 월요일에서 토요일로 바뀌었습니다. 주보 광고를 보고 월요일에 노동사목으로 상담하시는 한국 신자 분들도 많고, 주일 상담 뒤 발 빠르게 움직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사목에서 맡는 일들이 전보다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임금성 상담은 전부터 있어왔는데, 불경기인 요즘엔 회사의 휴업, 폐업과 같은 이유로 한국인과 이주민들의 체불 임금, 퇴직금, 해고, 실업급여, 출국 상담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기다리다가는 한국에서 지내게 될 경비 문제도 만만치 않고 자칫 체류 기간을 넘기게 될 경우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게 될 위험이 있어, 노동사목에 일을 부탁하고 귀국하는 분들도 꽤 됩니다. 사업장에서 1,2 순위로 해고되는 이주노동자들은 대개 기숙사에서 살기 때문에 실직했을 때 마땅히 지낼 곳이 없습니다. 부산경남 지역에는 노동자들이 머무를 쉼터가 거의 없어 노동자들은 친구 집이나 값싼 모텔에서 지냅니다. 아직까지 동남아 이주노동자들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 한국에서 이런 때일수록 몸과 마음이 괴롭겠지요.
힘든 때 나누는 정이 더 크다고 했나요. 노동자를 위한 지원은 아니지만, 최근에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의 한국어 능력을 시험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가톨릭대학교 언어청각치료학과에서 도움을 주시기 시작했습니다. 도로시의 집 무료진료소에도 의료 지원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은 힘이지만 보탬이 되고 싶다는 한국 자원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의 힘으로 비참한 현실을 조금씩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무적인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서비스를 받는 사람에서 이제는 봉사자로서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어려움을 겪는 동료들을 위해 음식과 생활용품을 기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동사목의 협조자들과 노동자들의 자발적 나눔이 사목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성장시키는 것 같아 어려움 속에서 크는 사랑을 봅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살기 힘들다고 합니다. 고난의 사순 시기에 현실은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문제라는 것은 저절로 해결되기보다는 끊임없는 노력과 투쟁을 통해 풀리는 것 같습니다. 어느 소설에서 ‘힘센 자의 교만과 약한 자의 절망이 세상을 어렵게 한다.’는 문장을 보고 가슴이 뜨거워진 기억이 있습니다. 절망스러워도 끊임없이 기도하며 다시 일어서는 것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