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1869호 2007.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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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차례나 조상의 제사를 지내는 일이 교회법에 어긋나지 않는지요?
우리 교회는 토속적인 문화와 신앙을 존중하고 그와 융합해서 참 하느님의 존재를 알리기 때문에 ‘조상을 위한 차례나 제사’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하늘과 땅의 주님으로서,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는 살지 않으십니다. 또 무엇이 부족하기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손으로 섬김을 받지도 않으십니다”(사도 17,24)라는 말씀을 받아들인 교회가 인정하고 권하는 제사는, 조상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오늘의 후손들이 모여서 조상의 은덕을 기리고 감사하는 마음에서 드리는 ‘추모의식’입니다. 따라서 타 종교가 가진 제사의 예식에 따라 지방을 쓰고 제사가 끝난 후에 그것을 불에 태우는 행위 혹은 돌아가신 분이 그 자리에 와서 음식을 드신다는 미신에 따라 숟가락을 꽂아 놓는 등의 행위는 옳지 않습니다. 유교에서 비롯된 제사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일이나 뿌리를 알 수 없는 소위 ‘신위’를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원을 받은 신앙인은 이러한 미신적인 행위에 휩쓸리지 않아야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하느님께서 가장 혐오하시는 우상숭배는 자칫 “정”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관대해 보이려는” 자기사랑으로 범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주님 안에서 복된 명절 보내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