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352호 2015.11.01 
글쓴이 염철호 신부 

하느님은 왜 선악과나무를 심어 사람이 유혹에 빠지게 하셨을까요? 아담과 하와는 왜 선악과나무 열매를 따 먹어 죄가 세상에 들어오게 했을까요?

 

염철호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jubo@catb.kr

 

  어릴 적 성경을 읽으며 종종 떠올렸던 질문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더 이상 이런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죄, 고통, 죽음이 하느님 탓, 아담 탓, 남 탓이 아닌 바로“내 탓”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인간이 넘지 말아야 할 선, 곧 지켜야 할 계명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교만에 빠져 넘지 말아야 할 그 선을 넘는 것이 죄입니다. 어떻게 보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는 우리를 유혹하기 위해 심어놓은 나무가 아니라, 인간이 결코 넘어설 수 없는 선이 있음을 알려주는 나무입니다. 인간은 창조주가 아닌 창조물이라는 사실을 각성시켜 주는 나무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스스로 신인 마냥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고, 선을 넘어섭니다. 모든 것을 인간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인간의 편의를 위해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일마저 서슴지 않습니다. 이런 인간의 죄는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 더 나아가서 후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선악과나무 이야기는 바로 이 점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참 다행스러운 것은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마냥 죄로 물들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신다는 사실입니다. 성실하고 의로우신 하느님은 당신이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을 회복하시고자 당신의 아드님을 통해 모두의 죄를 대신 짊어지게 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창조 질서가 회복되게 하셨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선하신 뜻에 따라 목숨을 내어놓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며, 창조 질서의 회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이들입니다. 그래도 넘지 말아야 하는 마지막 선은 지키고 살고자 노력하는 이들입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임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넘고 있는 나의 선악과나무는 무엇인지 되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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