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공감(共感)

가톨릭부산 2015.10.27 18:33 조회 수 : 19

호수 1965호 2008.11.16 
글쓴이 김영일 대건안드레아 

얼마 전 미국에서는 제 44대 대통령을 뽑는 본 선거(주별 선거인단 결정)가 있었다. 여기서 47세의 젊은 후보 버락 오바마(Barack Obama)가 차기 미국의 희망으로 선출됐다. 그는 다음달 15일 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내년 1월20일에 정식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미국 건국이후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 본토가 아닌 하와이 출신 대통령 등의 수식어를 달고 취임하게 될 그를 유권자들은 사상 최대의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을 구할 지도자로 지목한 것이다.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으로 중국을 천지개벽(天地開闢) 시킨 실용주의자 덩샤오핑(鄧小平)을 떠올릴 필요는 없겠지만 경제부흥을 바라는 미국인들의 염원과 흡사하다. 오바마가 선결해야 할 과제들은 무척 많다. 버블과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 미국경제를 살려내는 일이 급선무이며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사태 종결과 종교와 인종차별, 환경문제 등 산적해 있는 일들이 수 없이 많다. 

그의 출생과 성장 과정은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틱하다. 백인 주도의 미국사회에서 복잡한 가족관계를 유지하며 온갖 차별과 서러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동안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자신의 다채롭고 모순적인 삶을 스스로 끌어안아 오히려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소외계층의 희망은 물론 자신의 꿈을 이뤄냈다. 그는 저서 '담대한 희망' (The Audacity of Hope)에서 그의 가치관을 ‘공감(共感)하는 것’이라고 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를 이해하려 하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상대의 장점은 인정하고 견해가 다를 경우에는 그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감대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이해의 습관은 어쩌면 다양한 문화를 습득한 사회적 배경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다원성이 사고의 다원화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그는 또 대화와 합의를 통해서 결론을 내리려고 했으며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대담한 낙관주의와 그의 실천적 지성이 변화를 요구하는 오늘날 미국인들의 정서와 일치해 대통령으로 오를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다른 저서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Dreams from My Father)에서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에 대해 깊이 고민하여 자아를 찾아 케냐를 방문했을 때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식인 아버지의 고달픈 삶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인도네시아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는 동안에는 동양의 문화를 이해하고 익히는 기회도 가졌다. 

요즘처럼 국가와 국가, 단체와 개인, 기업 등 모든 분야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경계가 허물어져 있기 때문에 다원적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를 선호한다. 따라서 미국과 아프리카, 아시아를 알고 백인과 흑인, 기독교와 이슬람교를 이해하며 겸손하고 특정인이나 집단을 비난하지 않고, 늘 솔직하며 편안하고 참신한 그를 유권자들은 미국을 바꾸고 인종과 정파를 초월할 오늘날의 진정한 지도자로 판단한 것이다. 케냐에서는 이민 2세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좋아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당시를 회고하며 기뻐하고 있다. 또한, 각국 위정자들도 앞 다투어 선을 달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공감과 통합으로 완성된 참 세상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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