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고해성사의 기원

by petersong posted Dec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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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우리는 고해성사의 은총을 누리는 천주교인이 된 것에 진심 감사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겪을 수 있는 한가지 일화를 소개합니다.

『용돈이 궁하시던 시골의 시아버지께서 서울에 사는 아들 집에 찾아 오십니다. 때마침 아들은 출근했고 며느리는 모임에 가려고 분주히 준비 중에 시아버님의 현관 벨소리를 듣고 모니터를 통해 확인합니다. “아버님이 이 시간에? 어쩐다?” 난감했던 며느리는 불현듯 꾀를 내어 이번만큼은 집에 아무도 없는 듯이 해보고 싶었습니다.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몇 번 더 초인종 벨을 누르시다가 시아버님은 그냥 돌아 서십니다. 그날 시아버님은 길을 건너시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시고 병원에 입원을 하시게 됩니다. 큰 사고는 아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만 며느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 이야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며느리의 마음이 찢어져서 병이 들 지경입니다.』 이럴 경우에 고해성사를 모르는 이들이라면 어떻게 할까 궁금해 집니다.

 

참회성사, 고백성사, 화해성사라고도 불리었던 고해성사는 어디에서부터 온 것일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주님의 행적과 말씀에 그 원천을 두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상 제사로써 사람과 하느님 사이를 화해시키셨습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세우신 고해 성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직접 죄인들을 용서해 주셨습니다. 마태오복음 9장을 보면 사람들이 중풍병자 한 사람을 침상에 눕힌 채 주님께 데려옵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환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태9,2). 이처럼 주님의 활동에는 죄를 용서하는 활동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루카복음 7장을 보면 평판이 나쁜 여자가 주님의 발을 씻어 드립니다. 주님께서는 이 여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 죄를 용서받았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루카7,48.50). 이처럼 주님께서는 죄 때문에 마음이 찢어지고 억눌려 사는 사람들을 구원하시려고 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언젠가 승천하실 것을 대비하여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제자들에게 주시기로 생각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대표하여 신앙고백을 한 베드로 사도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일 것이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릴 것이다.”(마태 16,19)

 

부활하신 주님께서 드디어 결정적으로 죄 용서의 권한을 제자들에게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느 집에 모여 문을 모두 걸어 닫고 있었습니다. 그 때 부활하신 주님께서 들어 오셔서 제자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20,23). 죄 용서의 권한에 대하여 요한 복음 20 23절처럼 명백하게 말하는 구절은 없습니다.

 

이처럼 고해성사의 기원은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예수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죄 용서의 권한을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