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18호 2018.1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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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 차 있습니다. 놀면 죄 짓는 것 같고, 그냥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괜히 두렵기도 합니다.
홍경완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jubo@catb.kr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창세 3,19) 있는, 땀 흘려 일하는 노고가 있어야 근근이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 성경은 가르칩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일을 하며 모자란 것을 채우고, 필요한 것을 마련합니다. 그렇다고 이게 전부가 되어선 곤란합니다. 일은 우리 삶의 반쪽이면 충분합니다. 그 나머지 반쪽은 일이 아니라, 즐김과 누림의 놀이와 쉼이 차지해야 합니다. 그렇게 일과 놀이와 쉼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삶의 중심이 잡히고 몸도 영혼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삶이 주어진 것은 반드시 그래야 할 이유 없이, 그냥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선물은 선물다워야 합니다. 삶이 선물이라면 채우려고만 하지 말고 누리기도 하고 쉬기도 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도 이렛날에 쉬셨습니다.
우리의 내일은 오직 하느님만 알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일도 내 곁에 있을지 나도, 그 사람도 모릅니다. 그래서 누리고 쉬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바쁘다고, 일한다고, 시간 없다고 미루지 말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사랑하는 사람과 지금 곧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누리십시오. 누리고 쉴 줄 모르는 사람은 일할 줄도 모르는 법입니다. 내일은 하느님께서 챙겨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