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14호 2018.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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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염철호 신부 |
최근 들어 자신들이 하느님인양 죽지 않는다고 믿는 이들이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염철호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jubo@catb.kr
종종 교주가 가르치는 비밀 교리를 깨달아 생명의 책, 곧 자기 교회 명부에 기록되면 지상 죽음을 맛보지 않으리라 여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묵시록이 말하는 십사만사천명을 영생을 누릴 사람들의 실제 수라고 생각하며, 그때와 시간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교주의 가르침에 따라 생명의 책에서 지워지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들에게 교주의 가르침은 절대적입니다. 더 나아가 그들은 영원한 생명을 글자 그대로 이해하여 종말이 오기 전에 죽는 이는 영원한 생명의 책에서 제외되리라 생각합니다. 죽음을 죄의 결과라 보기 때문에, 죽는 이들은 스스로 구원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바와 달리 그리스도교는 예수님도 우리처럼 돌아가셨음을 믿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 역시 예수님처럼 남을 위해 기꺼이 십자가를 지고, 자기 목숨을 내어놓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를 따라 자기 목숨을 기꺼이 내어놓는 이들이 진정 마지막 날 부활하여 영생을 얻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죽음은 영생에서 우리를 제외시키는 사건이 아니라, 부활, 곧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는 통로입니다. 물론, 우리도 마지막 때까지 살아있는 산 이들은 죽은 이들과 함께 들어 올려 지리라 믿습니다.(1테살 4,1~12) 하지만 그때와 그 시간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스스로 때를 안다고 말하거나, 내가 그리스도다, 하느님이다 외치는 이들의 잘못된 가르침에 현혹되지 말고,(2테살 2,1~12) 교회가 전하는 “건전한 가르침”(2티모 4,3)을 기꺼이 받아들이라고 권고합니다. 그런 사람만이 진정 하느님 생명의 책에 이름을 올릴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