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12호 2015.0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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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우리농 본부 |
강 건너 불구경
우리농 본부 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1964년 미국 뉴욕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인이 야밤에 자신의 아파트 입구에서 정신이상자에게 35분 동안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무엇보다 바로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와중에 그 장면을 각자 자신의 집 창가에서 38명이 목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단 한 명이라도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움을 주었더라면 그녀가 죽지는 않았을 수도 있었던 이 사건이 결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농업과 농촌을 두고 보더라도, 우리가 평범하게 보내는 오늘 하루동안에도 숨 가쁜 역사가 새롭게 쓰여 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올해 초 산지 쌀값은 작년 대비 더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에 의해 1월 1일부터 쌀수입이 전면개방되었습니다. 513%의 관세를 매기겠다고는 하지만 벌써 쌀수출국인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은 WTO에 이의제기하고 있고, 그에 따라 농민단체들이 그토록 우려한 대로 513% 관세율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지난한 협상의 과정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작년 말부터 배추, 무, 당근, 양배추 등 월동채소와 쌀값 폭락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출하시기를 조정하기 위해 수매를 하는‘시장격리’라는 긴급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소와 돼지는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오리와 닭과 같은 가금류는 조류인플루엔자(AI)에 걸려 살처분하는 소동이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농촌과 농민의 숱한 사연은 안타깝게도 우리와 상관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수출을 통한 국가경제력 향상이라는 도시민의 염원을 위해 결국은 내어줄 협상 카드로 농업을 버렸기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이들의 외침, 그것에 억지로 외면하지 말고 귀 기울이기 위해 교회는 다시 한 번 20여 년 전 초심으로 우리농촌살리기운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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