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98호 2014.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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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우리농 본부 |
‘퓨전’과 ‘궁합’의 미묘한 차이
우리농 본부 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세상은 넓고, 그만큼 맛볼 음식도 많다! 오늘날 경제적 여유가 많아지면서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해외여행조차도 특권층만이 누리는 호사스러운 취미가 아닌 것이 되었습니다. 여행의 목적은 각자에게 다르겠지만,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새로운 체험은 그 나라의 음식입니다. 그렇게 지금껏 맛보지 못한 음식을 접하게 되면서 차츰 우리 사회 안으로도 외국의 음식이 자연스럽게 유입되었습니다.
그런데 항간에 유행하여 이제는 정착되어 가는 한 가지 음식문화에 관해서는 우리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각 나라의 고유한 음식 재료를 뒤섞는‘퓨전 음식’입니다. 한 나라 안의 서로 다른 지역 음식을 뛰어넘어 삶의 자리의 차이가 큰 서로 다른 나라의 음식을 섞는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에 대한 묵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퓨전 음식 자체가 틀렸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수백 년의 시간을 거치며 어떤 식재료가 서로에게 잘 어울리는지, 또 어떤 기운을 띄고 사람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정말 끈질기고 꼼꼼하게 살펴 자연의 흐름 속에서‘음식궁합’을 찾아내 참된 살림살이를 해 왔습니다. 이사야서에 따르면 하느님께서 세상을“그것을 혼돈으로 창조하지 않으시고 살 수 있는 곳으로 빚어 만드셨다.”(이사 45, 18)고 합니다. 혹시 퓨전 음식이 각각의 식재료가 품고 있는 기운과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특징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단순히 혀끝의 맛과 겉으로 드러난 색깔에 현혹되어 추구된다면, 그것이 우리에게 색다른 맛을 선사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서로 간의 관계를 찾아내 생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궁합 맞는 음식의 깊은 맛은 결코 주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농 매장의 농산물을 통해 제대로 된 음식궁합에 대한 배움의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진정한 퓨전 음식의 경지를 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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