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06호 2016.1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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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만일 예수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셨다면, 어째서 죄악이 이렇게 맹위를 떨치는가요?
장재봉 신부 / 선교사목국장 gajbong@hanmail.net
교회가 오래도록 고민해 왔던 주제에 대한 질문을 해주셨군요. 답은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응답의 관계라 할 수 있는데요. 인간은 스스로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진실과 인간의 구원은 예수님의 은총뿐이라는 진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의 끝없는 질문인 셈입니다. 예수님의 인간되심은 인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구체화된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하심은 모든 인간을 악에서 구하여 하느님의 은총과 새로이 결합시켰습니다. 이 심오한 신비를 아우구스티노 성인은“우리 없이 창조하신 하느님께서 이제 우리와 더불어 구원하신다.”고 설명했는데요.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위한 당신의 구원 사업을 펼치시지만 강요하지 않고 자유에 맡기셨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구원의지를 거부한다면 하느님도 어쩔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죄가 하느님의 무능이나 하느님의 처벌이라는 생각은 그릇됩니다. 인간은 선 자체이신 하느님을 향하도록 창조된 존재임을 망각하고 선이 아닌 악을 선택하는 것이 죄입니다. 악은 인간 본래의 모습을 잃게 하여 선을 지향해야 하는 본연의 존재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이러한 점을 깊이 성찰할 때 죄로부터 해방되고 하느님과의 관계 회복이 이루어집니다. 죄에 갇힌 영혼이 진정한 자유를 찾을 때 구원된 존재로 거듭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