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506호 2018.09.16 |
|---|---|
| 글쓴이 | 전수홍 신부 |
부산교구 순교자 치명 150주년을 맞이하여
3. 순교영성을 본받으며
전수홍 신부 / 오륜대순교자성지사목 jubo@catb.kr
순교는 목숨을 바쳐서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좀 더 순교의 광의적 의미를 찾는다면 비록 피는 흘리지 않더라도 하느님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며 복음적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백색순교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많은 한국의 가톨릭 신자들이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하지만 그 가운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신앙을 버리거나 오랫동안 냉담 생활을 하며 쉬고 있다. 과거 박해시대처럼 희광이가 목에 칼을 들이대고 배교를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교회를 버리고 떠나는가?
현대 물질문명의 발달과 여가활동의 증가로 세속문화의 유혹들이 그 원인일 수도 있겠고, 제도교회의 구조와 현대인들의 의식 사이의 갈등이나 권위적이고 독단적인 사목자들의 모습이 그 원인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요인은 신자들의 개인적 사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친척이나 지인들의 관혼상제, 부부간에나 가족 사이의 갈등, 동호회 혹은 취미활동의 모임, 환자의 병간호나 여행, 그 외에도 고백성사의 부담감 등등 다양한 개인적 요인들이 주일미사를 빠지게 하고, 한번 두번 주일미사를 빠지다가 결국 냉담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현대적 의미의 박해와 배교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우리를 포위하고 있는 수많은 현대적 의미의 박해들을 극복하고 내가 믿고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그 어떤 일보다도 내 신앙을 우선으로 할 수 있다면 그는 바로 현대적 의미의 순교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도 순교선열들이 보여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본받아 현대의 순교 정신을 이어 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