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05호 2018.0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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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장재봉 신부 |
악한 사람을 “동물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불만입니다. 제가 키우는 강아지는 너무나 착하고 예쁜데 어떻게 그런 표현을 사용할까요?
장재봉 신부 / 선교사목국장 gajbong@hanmail.net
이런 표현이 꼭 동물은 악하다는 사실에 빗댄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은 동물에 불과한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인간일지라도 육체적, 심리적 작용이 물질적이고 본능적인 것에 머문다면 동물의 위치를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먹고 싶은 욕구, 자고 싶은 욕구,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욕구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본능입니다. 욕구에 집착하여 본능에만 충실하다면 결코 인간다운 삶을 살아낼 수가 없습니다.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영적 존재라는 사실에 근거합니다. 때문에 교회는 자기 위주의 이기적 욕구를 털어내지 못할 때 동물적 본능에 집착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치닫는 욕구를 정화시키려는 노력과 수고가 필요하다고 가르칩니다. 늘 기도하며 주님의 도우심에 의탁하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도록 당부합니다. 모든 인간은 유혹이든 시험이든 자신의 전 존재를 흔들어 놓는 번뇌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매 순간 선한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인간의 영혼은 하느님과 하나가 될 때에만 완성되는 영적존재이기에 하느님을 의식하지 않을 때, 유혹을 이길 재간이 없습니다. 주어진 본성을 통제하고 거스를 힘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기도하고 의탁하는 믿음이야말로 ‘동물 같은’ 처지를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