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046호 2010.04.25 
글쓴이 생명환경사목 

맑은 실개천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의 ‘향수’라는 시의 앞부분입니다. 예전에는 ‘향수’에 나오는 것처럼, 어느 동네나 실개천이 흘렀습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라서 도랑물이 흘러가다가 실개천으로 합쳐지고 다시 하천으로 모여들어서 바다까지 흘러갔습니다. 지금도 하천과 바다는 볼 수 있지만, 도랑이나 실개천을 볼 수는 없습니다. 외국에도 예전에는 실개천을 덮어서 도로로 이용했는데, 근래 들어서는 다시 자연 하천을 복원합니다. 물론 청계천 복원처럼 인공적으로 시멘트 바닥에 전기로 상수원을 끌어 들여 돌리는 방식이 아니라 콘크리트를 뜯어내고 흙과 자갈에 시냇물이 자연스럽게 흐르게 하면 수생식물이 정착하고 물고기가 살고 새들이 찾아오는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자연 하천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미역을 감으러 옷을 벗고 물 속으로 뛰어듭니다. 옷 벗기 부끄러워하는 어른들은, 물놀이가 아쉽지만, 실개천을 따라서 산책을 합니다. 하천을 복원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도시인의 향수를 달래주려고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실개천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도시의 열을 식혀주고, 생활 하수와 빗물을 구분해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하수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이고 결과적으로 하천은 맑아지게 됩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입니다. 정부의 4대강 사업은 이런 상식에도 어긋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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