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495호 2018.07.01 
글쓴이 차광준 신부 

“불법체류자? 불법인 사람은 없습니다.”
 

차광준 신부 / 이주노동사목
 

  2017년 말 기준 대한민국 국내 체류 이주민의 숫자는 218만 명을 넘어섭니다. 이는 총인구 대비 4.2%를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하지만 통계에 들어가지 아니한 이주민들의 수 또한 상당합니다.

  우리 사회는 흔히 이들을 ‘불법체류자’라고 부릅니다. 보통 ‘불법체류자’라는 말을 들으면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리실 것입니다. ‘불법’이라는 표현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주노동사목에서는 이들을 ‘미등록체류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제가 이주노동사목에서 만나는 ‘미등록체류 노동자’들은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그 힘든 자리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노동자들입니다. 사실 다른 이주노동자들조차도 일하기 힘들어하는 어려운 여건의 사업장은 ‘미등록체류 노동자’들이 아니라면 운영이 될 수없는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미등록체류 노동자’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렵고 힘든 산업을 지탱하는 소중한 노동력입니다. 만일 ‘미등록체류 노동자’들을 일시에 강제 출국시킨다면 과연 우리 사회에 어떠한 일이 발생할까요? 농어촌 지역이나 공장에서 일할 노동력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 공백을 채울 대한민국의 자국민 노동력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따라서 ‘미등록체류 노동자’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가톨릭교회의 이민자들에 대한 가르침에 주목하여야 합니다. “이민은 발전에 장애가 되기보다는 발전의 원천이 될 수 있다. (…) 현지인들이 기피하는 업종이나 영역의 노동 수요를 채워 줌으로써 일자리의 공백을 막아 준다”(간추린사회교리 297항) 따라서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들은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보장되어야 할 권리들을 자국인과 동등하게 누리도록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외국인 노동자들을 착취하려는 생각이 확산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신중하게 감시하여야 한다. 평등과 공평의 기준에 따른 이민 규제는 이민이 그들의 인간 존엄을 인정받으면서 사회에 통합될 수 있게 보장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조건이다.”(간추린사회교리 298항)

  이처럼 우리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이주민들을 기쁘게 환대하고, 보호하며, 그들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고, 우리 사회 안으로 통합하기 위하여 열린 마음으로 대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모든 인간은 국적과 인종과 민족을 넘어서는 하느님 나라의 한 형제자매라는 사실을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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