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야 할 교회 예절

TV 사극을 보면 왕비와 상궁들의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머리 장식을 쉽게 볼 수 있죠. 초대 교회 시절에도 부유한 여성들의 사치스러운 머리로 빈부의 차이가 드러났다고 합니다.

1세기 무렵 그리스도교에서 여성 신자들은 의복과 분리된 베일을 교회의 공식 예절 때에 사용했는데, 이는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1코린11,3-6 참조). 여성의 머리를 남편의 영광으로 본 것이죠. 나아가 하느님께서 계시는 성전에 들어 갈 때는 정숙함과 겸손함,경건한 자세를 갖추고자 세속적 사치를 드러낼 수 있는 화려하게 꾸민 머리를 가리기 위한 것입니다.

 

미사 때 여성 신자들이 쓰는 미사보의 유래는 구약시대의 관습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사악의 아내가 될 레베카는 장차 남편이 될 이사악 앞에서 너울을 꺼내어 얼굴을 가렸고(창세 24,65), 모세와 엘리야는 하느님 앞에 나아갈 때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탈출3,6; 1열왕19,13)는 기록이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을 상징합니다. 여성들이 외출복의 일부인 베일로 머리를 가리는 습관은 신약 시대에도 이어졌습니다. 그 당시 유다 여성들이 공적 모임에 갈 때에 머리를 가리는 관례가 그리스도인 여성들에게도 적용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사보는 세례성사를 통해 깨끗해졌다는 의미에서 주로 흰색을 사용하지만, 다른 색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미사보를 사용하는 것은 교회법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좋은 전통으로 여겨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필자가 미사 참례 시에 종종 목격하곤 하는데, 영성체를 하는 동안에 자기 미사보가 없는 자매님이 잠시 남의 것을 빌려 쓰시는 분이 계신데요, 준비를 못했다면 쓰시지 않아도 됩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에 미사보를 쓰는 것은 권장 사항이 되었지요.

 

필자가 존경하는 어느 신부님께서 년 전에 들려주신 얘기였는데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신부님들이 이미 유럽의 교회에서는 사라져버린 전통을 한국 교회가 잘 간직하고 있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가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우리 여성 교우님들이 한결같이 미사보를 쓰신 모습이랍니다.

 

요즘 미사보 안 쓰시는 교우 자매님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외국인 사제들이 감동까지 받고 떠나신다는, 아름다운 우리 가톨릭 교회의 전통을 이어갑시다. 적극적으로 미사보를 쓰시고 전례에 거룩함을 더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