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

가톨릭부산 2015.10.15 05:46 조회 수 : 36

호수 2201호 2013.02.03 
글쓴이 심순보 신부 

선입견

심순보 스테파노 신부 / 못골성당 주임

금주의 복음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 당신의 고향 나자렛에 가시어 복음을 선포하시는 내용이 나오고, 사람들의 예수님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들이 묘사되고 있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말하였다.”(루카 4, 22)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의 가족관계를 나열하면서 이보다 더 생생하게 묘사(마르6, 2∼3참조)하고 있다. 그들은 예수님께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께서 베푸신 일들과 말씀들을 인정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평범한 가문의 출신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볼 때, 예수님에 대한 소문과 그분의 권위 있는 모습, 이러한 모습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사고의 범주 내에서는 조화를 이룰 수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기적을 나자렛이 아닌 다른 곳(카파르나움)에서 행하신 것에 대한 불만을 품는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은 단호하다. 이러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구약성경의 예를 들어 그 이유를 말해준다. 3년 반 동안 기근이 들었던 때에, 엘리야가 이방인인 시돈 지방 사렙타의 어떤 과부에게 파견되었던 것과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환자가 많았지만 시리아 사람 나아만 만을 고쳐준 예를 들어 말한다. 이 두 예의 의미는 하느님의 선택받은 백성이라고 자처하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을 믿고자 하는 자세를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들 백성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하느님의 은혜가 이방인들에게만 내려졌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것은 바로 이스라엘인들의 하느님께 대한 불신앙의 결과를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구약의 예를 들면서 너희가 나를 이렇게 믿지 않고 업신여기는데 무엇을 바라고 기대하는가? 하고 반문하고 되묻는 것 아니겠는가?

기적이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의 은총의 선물로서, 이미 신앙을 갖고 있거나 아니면, 적어도 믿고자 하는 자세를 갖춘 사람들에게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표징’으로써 보여주시는 절대적인 하느님의 자유로운 하나의 행위이다. 결국 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선입견 때문에, 자기들 고장의 출신이신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보편적이고도 새로운 것들에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 그 결과 예수님을 통해서 표현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그분의 말씀을 통해서 전달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아무런 사심 없이 진실된 마음을 통해서 상대방을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나에게는 한쪽으로 치우친 편협된 마음이 없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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