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어린 첫영성체

가톨릭부산 2015.10.15 05:07 조회 수 : 87

호수 2164호 2012.06.10 
글쓴이 김주현 신부 

추억어린 첫영성체

김주현 도미니코 신부 / 사무국장 신부

엄마 아빠가 식탁에 앉아서 개구쟁이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가 젓가락을 들고 있습니다.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부모가 아이에게 식사 예절과 방법, 젓가락질을 가르치고 있군요. 음식을 제대로 먹으려면 이런 것들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지요.
해마다 5월이 되면 해맑고 귀여운(?)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방과 후에 성당 교리실에서 수녀님이나 교리 선생님들로부터 뭔가를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그림이 많이 그려진 책으로 배우고, 뭔가를 계속해서 읽고 외우면서 때로는 선생님께 검사를 맡고 스티커를 붙이는 모습도 보입니다.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어린이들이 첫영성체 교리를 배우며 주요 기도문을 외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이가 가정에서 어떻게 음식을 먹는지를 배워야 세상에서도 음식을 맛있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듯이, 영적인 양식인 성체를 모실 때도 성체가 과연 무엇인지, 또 어떻게 받아 모셔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입니다.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 대부분 성당에서는 어린이들이 하얀 옷을 입고 처음으로 예수님의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는 첫영성체 예식을 거행합니다. 첫영성체 교리를 가르칠 때 저는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밥을 먹지 않으면 죽듯이, 하느님 자녀인 우리도 예수님께서 주시는 영적인 음식인 성체를 받아먹지 않으면 영적으로 죽게 됩니다.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 제사를 지내면서 어린 양을 속죄 제물로 바쳤어요. 성체와 성혈은 우리 죄를 대신하는 속죄 제물인 하느님의 어린양으로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몸과 피예요. 예수님께서는 최후 만찬 때 이스라엘 사람들이 먹던 빵과 포도주로 감사 예식을 거행하시고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어요.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행하신 만찬 예식을 계속 기념하라고 하셨는데, 그 기념 예식이 바로 미사이며, 이 미사 중에 빵과 포도주가 사제들에 의해 예수님의 몸과 피인 성체와 성혈로 축성된답니다. 이것이 바로 성체성사이며, 하느님 사랑의 상징이랍니다.”
교우 여러분,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음식을 제대로 잘 먹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듯이 영적인 양식도 제대로 잘 먹어야 영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맞아, 성체를 처음으로 거룩하게 영하는 어린이들을 바라보며 우리도 첫영성체 때의 첫 마음을 기억하고, 미사 때마다 참된 영적인 빵, 참된 영적인 밥이 되어 오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다시금 감사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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