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346호 2015.09.20 
글쓴이 권순호 신부 

평생 다녔던 직장에서 은퇴하여,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마음에 공허감이 들고, 아무 이유 없이 아내와도 다투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권순호 신부 / 주례성당 주임 albkw93@hotmail.com

직업이라는 것은 단지 일자리에 불과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누구인가(정체성)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지요. 따라서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나의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을 상실한 것이기에 공허함이 드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역할과 직업을 가지며 정체성을 만들어 갑니다. 집에서는 아내나 어머니로, 남편이나 아버지로, 딸이나 아들로, 직장에서 사장이나 직원으로, 의사로, 간호사로, 선생님으로 살아갑니다. 성당에서는 여러 가지 단체의 회원이나 간부로 봉사를 합니다. 심리학자에 따르면 하나의 역할만을 집착하는 사람은 위기 상황에 쉽게 무너지는 건강하지 못한 자아를 형성한다고 말합니다. 직장의 일이 전부인 사람에게 직장에 문제가 생기면 쉽게 절망하지만, 직장뿐 아니라 가정과 성당이나 다른 공동체 안에 다양한 역할들을 만들어 간 사람은 타격을 덜 받습니다. 아무튼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의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가 사별을 하면 아내로서 남편으로서의 역할도 끝이 납니다. 자녀들을 출가시키면 어머니로서 아버지로서 역할도 끝이 납니다. 직장을 잃으면 선생님으로서, 직원으로서의 역할도 없어지지요. 그리고 우리는 정체성에 대해 다시 묻게 됩니다. 내가 더 이상 어머니도 아버지도, 선생님도, 의사도 사장도 아니면 나는 누구인가? 하지만 우리의 모든 역할과 기능이 다 사라져도 하나의 정체성은 남습니다. 바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입니다. 직장을 잃고 공허감을 느낀다면 이제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찾을 기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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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2353호 2015.11.08  평소에 커피 때문에 잠을 못자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하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제게 커피는 하나의 휴식이고, 삶의 기쁨입니다. 그런데 건강 때문에 의사가 커피를 줄이라고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저 자신이 못마땅합니다. 제가 커피 중독인가요? 홍성민 신부  197
195 2352호 2015.11.01  하느님은 왜 선악과나무를 심어 사람이 유혹에 빠지게 하셨을까요? 아담과 하와는 왜 선악과나무 열매를 따 먹어 죄가 세상에 들어오게 했을까요? 염철호 신부  232
194 2351호 2015.10.25  진복팔단(마태 5, 3∼12; 루가 6, 20∼23)을 읽을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사람이나 슬퍼서 우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반대가 행복한 것이 아닌가요? 권순호 신부  438
193 2350호 2015.10.18  하느님을 떠올리면 두렵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성경에도 두려운 하느님과 자비로운 하느님이 같이 등장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홍경완 신부  91
192 2349호 2015.10.11  그 뜻이‘크게하다’는 의미를 지닌 마니피캇(magnificat)을 한국어로는 성모찬가라고 하는데 번역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요. 장재봉 신부  580
191 2348호 2015.10.04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성공하고 착한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 일들이 많은데, 하느님께서는 왜 그냥 내버려두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살면 구원을 받는다고 하지만, 죽은 후에 삶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에는 하느님의 힘에 의지할 수 없는 건가요? 홍성민 신부  207
190 2347호 2015.09.27  시몬 베드로의 장모 치유 이야기(마르 1, 29∼31)에서 장모의 열병은 처자식 내팽개치고 예수님만 따라다니던 사위 때문에 얻은 화병인가요? 염철호 신부  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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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2345호 2015.09.13  현실에 너무 매달려 있는 자신을 볼 때마다 이건 올바른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라는 생각은 들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홍경완 신부  81
187 2344호 2015.09.06  팔찌묵주를 선물하려다가 “묵주기도를 하시려면 팔찌묵주가 아니라 정식인 5단 묵주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팔찌묵주는 사람의 편리를 위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교회에서 정한 준성사라고 할 수 없습니다.”라는 인터넷의 글을 읽고 망설여집니다. 장재봉 신부  247
186 2343호 2015.08.30  성당에서 아는 자매가 별 뜻 없이 한 말인데 저는 그런 말에 너무 신경이 쓰입니다. 이러다 보니 늘 저 혼자 상처를 받습니다. 상대방의 반응이 조금만 제 예상과 달라도‘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걱정이 들고,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려다가도 혹시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어 자꾸 더 눈치를 보게 됩니다. 홍성민 신부  142
185 2342호 2015.08.23  카인은 하느님이 저주를 내리자“제가 세상에서 쫓겨나면 세상을 떠돌며 헤매는 신세가 되어, 만나는 자마다 저를 죽이려 할 것입니다.”(창세 4, 14 참조) 라고 말합니다. 아담과 하와 밖에 없던 시절 카인을 죽이려던 자들은 누구였을까요? 염철호 신부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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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2340호 2015.08.09  스마트 폰으로 성경을 읽다가 성경책을 안 가지고 다니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을 당했습니다. 너무 당황하여 난생 그렇게 얼굴 붉어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성경을 읽는 것이 잘못입니까? 장재봉 신부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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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2335호 2015.07.05  저희 본당에서는‘평화 예식’시간에 신부님이 제단 아래로 내려와서 신자들과 악수를 하고, 신자들에게도 권하십니다. 물론 신자들에게 좀 더 친밀감을 느끼고 활기찬 신앙생활을 하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분심이 생깁니다. 장재봉 신부  115
177 2334호 2015.06.28  화를 내면 참아주고, 항상 먼저 양보해주었더니 그것을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저도 화가 나는데, 싸우기가 싫어서 그냥 혼자 분을 삭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안에서 화가 점점 치밀어 올라 참기가 힘이 든다는 것입니다. 홍성민 신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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