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97호 2014.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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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홍경완 신부 |
대학생 아들에게 왜 냉담하냐고 물었더니, 교리를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믿어야 할 가치를 못 찾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답을 해 주어야 할지 난감합니다.
홍경완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mederico@cup.ac.kr
교리 가운데 받아들이기 제일 어려운 가르침이 인간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요,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일일 것입니다. 분명 한 인간에 불과한 예수를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모든 말씀과 행동은 그분이 아버지라 부르는 분과의 관계 아래에서만 온전히 이해될 수 있습니다. 신약성경의 모든 내용은 이 관점을 기본 축으로 삼아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런 예수님을 보면서 사람들은 하느님이 삼위일체가 아니라면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이 안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교리는 인간의 머리로 합리적 추론을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이성을 넘어선 신념과 고백으로 형성된 내용들입니다. 이성과 논리를 벗어난다고 해서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성 또한 분명한 한계가 있기에 이 이성을 넘어서는 영역이 따로 존재하며, 이런 초이성적인 영역은 이성과 논리의 틀에 묶여있지 않습니다. 교회의 신앙고백은 바로 이런 초이성의 영역에 속합니다. 이 영역에 대해서는 합리성이 아닌 다른 태도가 필요합니다. 모든 것을 그저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잣대로만 재려고 하는 태도는 어리석습니다. 그런 태도에는 신비와 경이로움이 들어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