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 동행하시는 주님

가톨릭부산 2015.10.13 07:56 조회 수 : 39

호수 2102호 2011.04.24 
글쓴이 황철수 주교 

우리의 삶에 동행하시는 주님

황철수 바오로 주교

부활하신 주님께서 모든 분들의 삶을 인도하시고 축복해주시기를 빕니다.

부활 신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다루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당신은 부활을 믿습니까?’ 라는 질문에 그리스도교 신자들도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http://blog.chosun.com/drssirem/4305844 참조)

이러한 결과를 보고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신앙심에 대해서 실망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부활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응답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당신은 부활을 믿느냐’ 하는 질문보다, ‘부활은 이러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당신은 이런 부활을 믿느냐’ 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달라질 것입니다. 부활이라는 말로써 표현되는 그 깊은 의미는 단답형으로 대답되어지는 단순한 뜻을 훨씬 넘어서는 다층적이고 중첩적인 이해를 요구합니다.

이미 복음서의 부활의 증언이 이러한 의미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옆에 계시면서 먼 길을 같이 동행했는데도 알아보지 못했다는 증언’(루카 24, 16), ‘부활하신 예수님을 육안만으로 이해한 사람은 유령으로밖에 보지 못했다는 증언’(루카 24, 37). 이것은 부활에 대한 신앙이 일회적인 발현 사건으로 확립되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습니다. 부활에 대한 신앙은 ‘살아있지만 실상은 죽은 삶’을 자각하고, ‘죽는 것 같으나 진정 살아있는 삶’에 놀라고 감동하는 과정을 통해서 체험되고 깨달아지는 생명의 길입니다.

부활의 깊은 의미를 깨달은 주님의 제자들이 전해준 복음서는 부활에 관련한 부분만이 아니라, 모든 곳이 부활의 빛 속에서 말해지는 생명의 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한 복음서는 복음서를 쓴 목적에서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구세주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요한 21, 31) 라고 밝힙니다.

우리 모두는 생명을 추구하지만 ‘썩어 없어질 생명, 영원과 단절된 시간속의 생명’에 머물 위험이 많습니다. 주님을 통한 ‘영원으로 확장된 참 생명의 길’로 복음서는 우리를 간곡히 초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활 축일을 지내며 주님의 부활을 고백하는 의미도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는 길’을 고백하고 우리의 삶에 새롭게 새긴다는 뜻입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는 길은 거창한 어떤 일들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을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에서 그 길은 시작됩니다. 온갖 욕망과 애증이 교차하는 세상살이가 이 길의 소중함을 무디게 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버리고 죽어, 자기 십자가를 지는 일에 온전히 성공하여 참되게 살아계신 주님께서 모든 분들의 삶에 동행하시기를 빕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14호 2024. 5. 26  “보라,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차성현 신부 
2813호 2024. 5. 19  성령을 받아라! file 윤준원 신부 
2812호 2024. 5. 12  예수님, 하늘로 오르셨도다! file 김홍태 신부 
2811호 2024. 5. 5  서로 사랑하여라 file 이차룡 신부 
2810호 2024. 4. 28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다 쳐 내신다. file 주영돈 신부 
2809호 2024. 4. 21  착한 목자의 삶 file 박상운 신부 
2808호 2024. 4. 14  예수님, 감사합니다! 장재봉 신부 
2807호 2024. 4. 7  질문하는 사람, 토마스 file 홍경완 신부 
2806호 2024. 3. 31  빈 무덤 -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보는 곳 file 신호철 주교 
2805호 2024. 3. 24  마음 안에 주님의 십자가를 세웁시다. file 한건 신부 
2804호 2024. 3. 17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 file 김명선 신부 
2803호 2024. 3. 10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file 심원택 신부 
2802호 2024. 3. 3  “성전을 허물어라.” file 김경욱 신부 
2801호 2024. 2. 25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file 이성주 신부 
2800호 2024. 2. 18  광야와 인생 file 김무웅 신부 
2799호 2024. 2. 11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file 박명제 신부 
2798호 2024. 2. 10  주인이 종의 시중을 드는 이유 이장환 신부 
2797호 2024. 2. 4  사실 나는 복음을 선포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file 이장환 신부 
2796호 2024. 1. 28.  사랑의 권위 file 백성환 신부 
2795호 2024. 1. 21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file 박경빈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