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76호 2018.0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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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순호 신부 |
요즘에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한창 조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신앙인으로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가 무신론을 신봉하는 공산주의의 국가와 한 팀으로 경기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하느님은 당연히 한국 편이지, 북한 편은 아니지 않습니까?
권순호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albkw93@hotmail.com
어느 날 예수님이 남한 북한의 축구 대표팀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북한이 골을 넣자, 예수님은 환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옆에 있던 남한 사람들이 예수님은 공산주의자라고 비판을 합니다. 그런데 남한이 골을 넣자 이번에도 예수님은 기뻐합니다. 그러자 북한 사람들이 예수님은 타락한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민중의 아편이라며 비판합니다. 그러자 다시 북한이 골을 넣자 또 환호하는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묻습니다.‘예수님! 당신은 누구편이오?’그러자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나는 그저 경기를 즐길 뿐이오!’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 때 어느 기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오바마 후보께서는 하느님께서 미국 편에 있다고 믿습니까?’이에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질문이 잘못되었다. 하느님께서 미국 편에 있냐가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 편에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우리는 흔히 하느님이 내 편에 있는지를 물어보는 편 가르기 신앙생활을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명하십니다. 예수님의 계명은‘하느님이 내편인가?’를 묻기 전에‘내가 하느님 편인가?’를 먼저 물을 수 있을 때, 하느님이 내가 가장 미워하고 원수 편에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우리가 악인이나 선인들에게 똑같이 비를 내리고 햇볕을 비춰주시는 하느님 편에 선다면 편 가르기 전쟁에서 벗어나 정말 하느님이 주신 인생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