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마음

가톨릭부산 2015.10.13 07:48 조회 수 : 25

호수 2092호 2011.02.13 
글쓴이 방삼민 신부 

예수님의 마음

방삼민 가스발 신부 / 부곡성당 주임

주인이 하인들을 불러 놓고 말했다. “자네들은 오랫동안 우리 집에서 열심히 일해 주었으니 약속한 대로 내일이면 자유의 몸이 되게 해주겠네. 하지만 마지막으로 자네들에게 시킬 일이 있으니 끝까지 잘 해주게…” 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내일 아침까지 할 수 있는 만큼 새끼를 가늘고 길게 꼬아 오게. 꼭 가늘고 길게 말이야. 그럼 내일 아침에 보세나.”

주인이 들어가자 한 종이 말했다. “에이, 지독한 양반. 마지막까지 부려 먹으려는군.” 하면서 그는 새끼를 아무렇게나 꼬고는 일찍 자리에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나머지 종은 “그래도 세상에 우리 주인 같은 분이 어디 있나.” 하면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가늘고 길게 새끼를 꼬았다.

다음 날 아침 주인은 두 하인을 불러 놓고 이렇게 말했다. “자네들이 여러 해 동안 우리 집에서 일을 해 준 덕분에 살림이 늘게 되었으니 이제 약속대로 자네들에게 자유를 주겠네. 그리고 그동안의 보답으로 여기 엽전을 가져왔으니 자네들은 그 새끼로 가져갈 수 있을 만큼의 엽전을 꿰어 살림에 보태 쓰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말할 필요도 없이 불평 많던 종은 한 푼도 가지지 못하고 열심한 종은 큰 상을 받게 되었다.

오늘 복음을 어떻게 해석할까?
글자 그대로라면 예수님의 요구는 너무 지나친 것 같다. “자네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라는 말씀이나 “바보라고 욕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라는 등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 말씀을 글자 그대로의 율법 조항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우리로 하여금 죄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예수님의 걱정스런 마음으로 알아들으면 어떨까? 또한 매사에 마지못해 시키는 것만을 하고 살아온 우리들의 잘못된 태도를 책망하는 말씀으로 알아들으면 어떨까?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이 말씀이야 말로 당신의 제자들만이라도 의무나 규정에만 매달리는 위선자들과 달리 스스로 죄를 멀리하고 하느님 나라를 위해 자신을 투신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예수님의 부모 같은 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많은 신자들이 주일 미사만 지키면 신자의 도리를 다 한 것처럼 생각하고 산다. 과연 최소한의 의무만을 지키는 신자 생활이 하느님 나라의 기쁨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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