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081호 2010.12.19 
글쓴이 김성규 신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김성규 안드레아 신부 / 성지성당 주임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기쁜 마음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 네 번째 주일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마리아의 몸을 통해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되어 오시는 주님의 탄생을 전해주면서, 동시에 마리아의 남편, 요셉의 사정을 말해줍니다. 요셉은 마리아의 약혼자로서 사실상 보호자입니다. 더욱이 요셉은 의로운 사람(義人)입니다. 의인은 성서적 관점에서 늘 약자를 돌보는 약자의 벗이며 길잡이입니다. 요셉은 그랬습니다. 요셉은 마리아와 함께 살기도 전에 마리아가 잉태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율법에 따른다면 마리아는 고발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하느님께 대한 굳은 신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판에 박힌 율법을 넘어 위대한 침묵으로 이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스스로의 길을 가기로 작정합니다. 이 때 제 갈 길을 선택한 요셉에게, 하느님께서는 주님의 천사를 보내어, 마리아의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고 임마누엘이라고 불리울 신비스런 아기를 책임질 것을 계시하십니다. 그 뿐만 아닙니다. 마리아에게서 태어날 아기 이름을 예수라고 부르도록 하십니다.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 아기 예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옛날 교리서 ‘천주교요리문답’이란 책에 “예수 그리스도라 함은 무슨 뜻이뇨?”라고 물었고 그 답으로 “예수라 함은 구세주란 뜻이요, 그리스도라 함은 성유로 축성하신 임금과 대제관이란 뜻이니라”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구세주는 누구이시뇨?”라고 묻는 말에 “구세주는 예수 그리스도시니 천주 성자로서 사람이 되신 자니라”라고 대답합니다. 당신 백성을 구원하실 예수는 임마누엘입니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의 바로 그 분이십니다.

불가능한 일이 없으신(루카 1, 37) 그 분은 요셉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저희의 삶 안으로 들어오고 싶어 하십니다. 저희와 함께 사시기 위하여 오시는 아기 예수님은 모든 생명의 주인이십니다. 약자의 힘이십니다.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의 벗이십니다. 부모, 형제, 가족들을 위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 아파 신음하는 이들의 위로자이십니다. 고향을 떠나 이국의 땅에서 사는 이들의 가족이십니다. 아기 예수님은 이웃이나 친척들과 화해하도록 이끌어 주실 분이십니다. 오랜 냉담을 끝내고 돌아 온 이들을 행복하게 안아 주실 분, 우리의 임마누엘이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요셉 성인께 감사의 노래를 부릅시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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