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028호 2009.12.27 
글쓴이 김기홍 신부 

오늘은 성가정 축일입니다. 가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가정은 사회와 교회의 기초 단위로써 모든 덕행을 수련하는 학교이고, 부모는 첫째가는 신앙의 교사이기 때문입니다.(현대사목헌장 50항, 52항 참조)

20세기말 유럽의 산업 사회가 근로자들에게 가정 중심의 생활을 하기 어렵게 하고, 가정의 가치를 훼손하게 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가정도 생명과 사랑의 온상으로서의 가정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생산과 삶의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풍조가 만연되어 가고 있습니다. 두드러진 현상은 모든 배움과 생활을 가정 밖에서 의존하고, 가정은 부모, 자녀 모두가 잠시 쉬고 나가는 곳, 하숙집으로 생각하여 가정의 중요성을 변질시킨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은 기러기 아빠, 엄마와 이산가족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출세를 위한 학별만을 추구하는 학생들은 공부 때문에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지고, 부모도 해야 하는 일이 많은 세상이 되어서 가족이 함께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기에, 다시 말해서 일반적인 가족의 형태를 이루지 못하기에 부모는 자녀들의 참된 교사가 되지 못하여 가정과 사회는 피폐(疲弊)하게 되어 간다고 봅니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 유학한 학생인 朴漢相군이 저지른 “친부모 살인사건”(1994년)과 미래의 꿈과 희망을 짊어지고 나갈 수 없는 결손가정에서 성장한 이들이 이르킨 “지존파 살인사건”(1994년)과 같은 문제들을 또 다시 유발시키지 않는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는 가정들이 사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가정들이 교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요셉을 아버지로 마리아를 어머니로 한 가정 안에서 자랐습니다. 생명이 태어나 자라는 곳이 가정이고, 신앙과 사랑과 봉사가 실천으로 전수되는 곳이 가정입니다. 예수님은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라고 부모님에게 대답했습니다. 이는 예수님 자신의 분명한 소명의식과 신관,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과 맺는 내적 초월적 관계를 장엄하게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 자녀들도 가정이 사랑의 보금자리가 되고, 성스러운 성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나의 가정에서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자비와 사랑을 배우고, 체험하고, 실천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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