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78호 2016.0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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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권순호 신부 |
사람들은 점점 종교에 관심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교회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선교를 할 때 SNS이나 인터넷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것이 좀 더 빠른 시간에 좀 더 효과적으로 좀 더 다각적으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청소년들을 성당에 오게 하기 위해 인터넷 게임을 교리에 이용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권순호 신부 / 주례성당 주임 albkw93@hotmail.com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복음을 위해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이용하시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인터넷 관계망을 너무 과도하게 의존하는 삶의 폐해 또한 경고하십니다. 우리가 의지하는 기술은 이미 복음 정신과 배치되는 가치들을 이미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해 바로 문자를 보내고 바로 답장을 받고, 원하는 영화를 바로 보고 세상에 수많은 정보와 뉴스를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세상 사람들과 연결되어 집니다. 속도는 빨라지고 우리의 행동반경은 더 넓어지고 더 많은 이들 만날 수 있지만 관계는 깊이가 없어지고, 우린 더 불안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마르 6, 7∼13 참조) 현대의 기술 문명과 다른 방법을 택하십니다. 선교를 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지 말고 돈이나 여행 보따리 등 소유를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세계에 유포하듯이 전파되는 것이 아닙니다. 버림, 느림, 홀로 있음을 통해 내가 한발 물러서고 성령이 우리 삶을 채워, 관계와 삶이 깊어질 때 복음화는 이루어집니다. 더 가지고, 더 빠르고, 더 지배하고 조종하고, 더 접속하라고 외치는 기술 문명 속에 우리는 잠시라도 더 적게 가지고, 더 느려지고, 더 홀로 기도함으로써 속도나 양이 아니라 깊이와 질로 선교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