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자 요한이 잡히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서 당신의 일을 시작하십니다. 갈릴래아는 로마와 헤로데 정권과 사제들로부터 삼중의 경제적 수탈을 당한 아픔이 많은 곳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곳에서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33가지 기적 중 25개 기적을 갈릴래아에서 일으키셨고, 32가지 비유 중 19개를 갈릴래아에서 말씀하셨습니다. 행복선언도 갈릴래아에서 하셨으며,(마태 5,3∼12) 제자들도 대부분 갈릴래아 출신이었습니다. 부활하시어 제자들을 만나신 곳도 갈릴래아였으며,(마태 26,32) 모든 민족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주신 곳도 갈릴래아의 산이었습니다.(마태 28,16∼29)
이 갈릴래아는 우리 삶의 현장과 무척 닮아 있습니다. 우리의 일터이고,(마르 1,16) 우리가 상처를 받고 병들어 아파하는 장소이면서 치유를 받는 장소이며,(마태 4,23) 우리가 주일마다 성당에서 말씀으로 가르침을 받는 곳이고,(마태 4,23)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곳이며,(마태 28,10) 마귀를 쫓아내시는 곳이 바로 우리 삶입니다. 우리 삶의 현장이 바로 갈릴래아고, 예수님께서는 우리 삶의 현장에 들어오셨고 축복을 내려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삶의 현장에 들어오셔서 당신의 일을 시작하는 것 자체를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것과 같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 삶의 현장은 하느님 나라 도래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이 시간에 회개를 하고 복음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함께할 제자들을 부르십니다. 우리 삶의 현장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제자로 삼으시려고 우리를 부르시는 곳입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때,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이 우리에게 정말 복음이 됩니다.
우리 삶은 거룩하신 예수님과 만나는 곳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전하신 복음, 기쁜 소식을 믿고 받아들이는 장소입니다. 이것이 회개입니다. 회개는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면 시작됩니다. 회개의 힘이 기쁨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복음, 즉 기쁜 소식을 전하시고, 그 복음을 믿고 그 힘으로 회개를 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우리 삶의 현장은 탈출할 곳이 아니라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복된 곳이 되었습니다. 이 삶의 현장을, 이 갈릴래아를 소중하게, 정의롭게, 욕심으로 파괴되지 않게 지켜야 합니다. 그런 노력을 할 때, 이곳에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복되다고 선언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