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병은 몸이 제 역할을 못하기에 생기는 것입니다. 내 몸의 기능들을 방해하는 것은 몸에 있는 병균들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마음의 상처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 시대의 유다인들은 병이 하느님의 생명과 대항하는 악한 영, 곧 마귀의 힘 때문이라고 여긴 듯합니다. 병자들을 치유할 때 예수님께서 마귀들을 내쫓는 장면이 복음서에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열병으로 누워 있던 시몬 베드로의 장모를 예수님께서 손을 잡아 일으키십니다. 열병은 일종의 ‘화병’이고,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 악한 영들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곧 치유의 과정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치유를 청할 때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신체의 병만이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치유하십니다. 그들이 병으로 겪고 있는 소외감과 상처는 악한 영에 사로잡혀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가 관계의 상실에서 얻은 정신병과도 같은 것입니다. 

현대인은 마음이 혼란하면 조용히 자신을 성찰하고 침잠하는 피정의 시간을 갖기보다는,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의 욕구를 즐깁니다. 참된 쉼은 실컷 먹고, 마시고, 영상물이나 오락에 빠져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외딴 곳에서’ 하느님과 만나 기도하며 참된 나를 찾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서 받는 칭송보다는, 하느님과 누리는 자유를 찾으셨습니다. 마귀를 내쫓을 수 있는 힘도 바로 이 침묵의 힘이었습니다.

우리는 매순간 사람들의 목소리와 우리 양심을 통하여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습니다. 사무엘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세 번째 듣고 자신을 ‘당신의 종’으로 지칭하고 위대한 예언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도대체 주님의 부르심을 몇 번이나 외면한 뒤 진짜 그분을 만날 수 있을까요?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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