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예수님을 구약에 예언된 예언자로 알아본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자신의 체험을 전했을 때, 나타나엘은 편견의 늪에 갇혀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고 반문합니다. 필립보는 자신이 체험한 것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라고 말할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성경을 열심히 공부하던 모습을 눈여겨보셨고 그의 흠 없는 인품을 알아보십니다. 자신의 내면을 꿰뚫어 보시는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죄스러움을 가졌지만, 나타나엘은 예수님을 스승으로, 더 나아가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고백하기에 이릅니다. 

한 사람의 진면목을 알아보려면 내 안에 편견과 선입견이 없어야 합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은 내 마음이 상대방과 공감할 수 없도록 벽을 쌓았기 때문입니다. 카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것도 아벨과 비교당한 속상함을 넘어, 하느님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는 자기 편견에 사로잡혀 미움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우리 안에 미움과 분노가 커지면, 상상으로나 말이나 글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이며 살게 되는지 되돌아보면 압니다. 

요한 사도는 사랑은 자신뿐만 아니라 내 형제를 죽음에서 생명으로 이끄는 힘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말과 혀로 사랑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합시다.”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혹시 지금 내가 미워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로 말미암아 내가 죽음의 고통 속에서 용서와 자비의 진리를 깨닫지 못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송용민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