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가톨릭부산 2015.10.12 07:17 조회 수 : 31

호수 2345호 2015.09.13 
글쓴이 사회사목국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사회사목국(051-516-0815)

저는 한 가정을 책임진 서른여섯 미혼의 여자입니다. 외출 할 때 저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공기 오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에게 저의 치아를 보여 주기가 부끄러워 추운 겨울도 무더운 여름에도 늘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제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지도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저의 가족들은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아빠가 하시던 사업이 부도가 나서 살던 집에서 쫓겨나야 했고, 엄마는 뇌출혈로 쓰려져 수술을 받아야했습니다. 저는 엄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결혼 자금으로 모아 둔 적금을 깨고 남은 돈으로 겨우 몸만 누울 수 있는 달셋방을 얻었습니다.

다행히 엄마는 수술이 잘 되어 깨어났지만 아빠는 엄마의 일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삶의 의욕을 잃고 실의에 빠졌습니다. 저는 가장이 되어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스트레스로 저는 몸이 약해져 치아가 빠지고 썩기 시작하였습니다.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저에게 치과 치료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사치였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아빠도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습니다. 3번의 수술을 받은 후 기적적으로 깨어났지만 가족들조차 알아보지 못합니다. 또다시‘불행’이라는 굴레가 저에게 씌어졌습니다.

사랑하는 아빠가 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정말로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더 가슴 아픈 것은 제가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경영난을 겪고 있어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달세도 밀려 집을 비워 줘야 하는 상황인데 병원에서는 퇴원하라고 독촉을 하고 있습니다. 엄마는 몇 년 전에 받은 뇌수술 이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건강이 많이 좋지 않습니다.

저는 가족들 때문에 힘든 삶을 살아 왔지만, 반대로 가족들이 있어 희망을 품고 삽니다. 언제일지는 몰라도 아빠가 사랑하는 딸의 얼굴은 기억하겠지요?

오늘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합니다. 하지만 입술은 굳게 다물지 않았습니다. 아빠가 저의 얼굴을 기억하는 날을 위해 밝은 미소를 지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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