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망토

가톨릭부산 2015.10.12 07:12 조회 수 : 169

호수 2261호 2014.02.23 
글쓴이 박정열 발다살 

아버지의 망토

박정열 발다살 / 성요셉아버지학교 수료생, 금정성당

9월 어느 날, 평소 눈여겨보아 두었던 성요셉아버지학교에 입학신청서를 냈다. 내심 기쁜 마음으로 아내와 아이들에게 아버지학교를 다니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였다. 아이들은 내가 의외의 행동을 한 듯, “아빠가 왜 아버지학교를 가세요? 아빠는 문제없이 아버지 역할을 잘하고 계시잖아요!”라는 대답을 들었다. 나 역시 잘하지는 못하지만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나름 노력하며 살고 있다. 그렇다면 ‘아버지학교는 문제가 있는 아버지만 가는 학교인가?’ 보통 그런 편견을 가지고 아버지학교를 평가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아버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아버지가 되어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앞둔 신입생 마냥, 내 마음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첫 주 교육이 있던 날, 남자들만의 어색한 첫 만남이었지만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분위기는 곧 유쾌해졌다. 그리고 중년의 아버지들은 잘났든 못났든 ‘아버지’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음에 공감하면서 아버지학교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아버지학교를 통해 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곧 나는 결혼 후 언제부터인지 ‘내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 아버지는 어떤 분이신가?’ 하고 나의 어릴 적 아버지를 회상해 보았다. 철없던 그때의 나는 무슨 불만이 그리도 많았는지, 툭하면 짜증을 내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 어려운 시절,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본인은 돌보지 않고 묵묵히 힘겹게 일하시던 아버지. 소주 한 잔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며 자식들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시던 아버지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때는 몰랐던 아버지의 망토가 우리 가족 전체를 사랑으로 덮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지금의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아버지일까? 내가 아무리 잘해도 내 아버지만큼의 사랑을 베풀 자신이 없다. 하지만 이런 반성과 함께 시작한 아버지학교의 5주간 과정은 한 주 한 주가 지날수록 놀라웠다. 한 가정의 망토가 되어 ‘아버지의 아들’이자 이제는 ‘아이들의 아버지’로서 어떻게 이해하고 소통하며 아이들을 사랑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참교육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5주간의 배움을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진정한 아버지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하며, 모든 아버지들에게 부산교구 성요셉아버지학교를 적극 추천한다.

“영광스러운 성 요셉, 당신의 거룩하신 망토 안에 저를 받아들여주소서!”

제 3기 성요셉아버지학교
·3.15(토)∼4.12(토) (총 5주 과정)
매주 토요일 15:00∼21:00
·부곡동 한국외방선교수녀회 강당
문의 : 010-3553-2270 (성요셉아버지학교)
051-629-8710 (가정사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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