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

가톨릭부산 2015.10.12 07:06 조회 수 : 110

호수 2242호 2013.11.03 
글쓴이 유희정 이레네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

유희정 이레네 / 부산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유난히도 무덥던 올여름 끝자락, 정신없이 지나가 버린 지난 학기, 나의 강의와 학생들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던 나는 우연히 하루 일정의 성지순례에 참가하게 되었다. 큰 기대 없이 일상의 고민에서 좀 벗어나 보고자 했던 나는 이번 성지순례에서 큰 해답을 얻고 돌아올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신부님의 강의는 나의 머리와 마음을 울렸다. 복음화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강의는 힘들어 하던 나에게 주신 하느님의 선물과 같았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20)고 하신 말씀과 같이 우리도 다른 이와 마음으로 함께 있어주는 것이야말로 복음화의 실천이라는 것이다. 또한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을 믿는 것만으로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것이야 말로 천국이 아니겠느냐고 하셨다. 그 마음으로 나도 다른 이와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쉽지 않은 우리의 삶,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이 낙원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셨다.

우리는 누구나 삶 속에서 천국의 행복을 맛보면서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것은 혼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가족, 친구, 신(神),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그 안에서 진정으로 사랑하며, 함께 하는 것을 통해서야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 34)란 말씀은 바로 이런 의미가 아닐까?

이번 학기, 나는 ‘상담과 의사소통’이라는 강의를 맡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강의를 신청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하나같이 사람들과 원만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소통하고 싶단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행복에 다가가고 싶어 하고, 그 시작에 ‘함께 하는 것’이 바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상담심리학’은 우리가 진정으로 나와 다른 이를 믿어주고, 수용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게, 즉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이다. 그런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온 학생들을 보면서, 하느님께서는 내가 이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 성지순례로 이끌어 주셨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야 나는 학생들과의 강의에서, 그들과 함께 머물면서 진정한 소통을 몸소 보여주는 선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야만 우리 학생들이 제대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더 나아가 다른 이들과 함께 해줄 수 있는 좋은 상담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271 2093호 2011.02.20  아픈 이들의 ‘길벗’, 부산가톨릭의료원 부산가톨릭의료원  128
270 2491호 2018.06.03  꾸르실료도입 50주년, “가거라!” 꾸르실료사무국  124
269 2420호 2017.02.05  운전기사 사도회 30주년, 새로운 다짐 교구 운전기사사도회  124
268 2719호 2022. 8. 21  부산교구 젊은이의 날(Diocese Busan Youth Day, BYD) 식전행사 “프린지 페스티벌” & “레드카펫” file 청소년사목국  120
267 2022호 2009.11.19  사랑초처럼 김태형 신부  120
266 2252호 2014.01.01  새 사제 다짐·감사 인사 전산홍보국  118
265 2525호 2019.01.13  아르카 청년성서모임 “찬양의 밤” 이소희 모니카  116
264 2038호 2010.02.28  마리아를 따라서 이 프란치스카 수녀  115
263 2482호 2018.04.01  ‘사회교리학교’에 초대합니다. 정의평화위원회  114
262 2387호 2016.06.19  2016년 기초공동체 복음화의 해 - 본당 기초공동체의 나눔 실천을 위한 자원봉사 안내 가톨릭부산  114
261 2281호 2014.07.13  주일미사와 고해성사에 대한 사목지침 전산홍보국  113
260 2062호 2010.08.15  성모님의 승천은 바로 우리의 미래입니다 손삼석 주교  113
259 2004호 2009.08.02  올해 여름휴가는? 임석수 신부  113
258 2260호 2014.02.16  순정공소 100주년 김정렬 신부  110
» 2242호 2013.11.03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 유희정 이레네  110
256 2136호 2011.12.04  인판타 교구를 다녀와서 이원용 신부  110
255 2368호 2016.02.07  본당 기초공동체의 나눔 실천을 위한 자원봉사 안내 가톨릭부산  109
254 2026호 2009.12.17  본당 주임·부주임 제도 통한 동반사목을 시작하며 주보편집실  107
253 1995호 2009.05.31  故 김수환 추기경님 추모 음악회를 개최하며 임석수 신부  106
252 1993호 2009.05.17  선교는 사랑의 표현이고 사랑의 나눔이다 전동기 신부  106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