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242호 2013.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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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유희정 이레네 |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
유희정 이레네 / 부산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상담학과 교수
유난히도 무덥던 올여름 끝자락, 정신없이 지나가 버린 지난 학기, 나의 강의와 학생들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던 나는 우연히 하루 일정의 성지순례에 참가하게 되었다. 큰 기대 없이 일상의 고민에서 좀 벗어나 보고자 했던 나는 이번 성지순례에서 큰 해답을 얻고 돌아올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신부님의 강의는 나의 머리와 마음을 울렸다. 복음화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강의는 힘들어 하던 나에게 주신 하느님의 선물과 같았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 20)고 하신 말씀과 같이 우리도 다른 이와 마음으로 함께 있어주는 것이야말로 복음화의 실천이라는 것이다. 또한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을 믿는 것만으로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것이야 말로 천국이 아니겠느냐고 하셨다. 그 마음으로 나도 다른 이와 함께 하는 것이야말로, 쉽지 않은 우리의 삶,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이 낙원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셨다.
우리는 누구나 삶 속에서 천국의 행복을 맛보면서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것은 혼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가족, 친구, 신(神),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그 안에서 진정으로 사랑하며, 함께 하는 것을 통해서야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 34)란 말씀은 바로 이런 의미가 아닐까?
이번 학기, 나는 ‘상담과 의사소통’이라는 강의를 맡게 되었다. 학생들에게 강의를 신청하게 된 계기를 물어보았다. 하나같이 사람들과 원만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소통하고 싶단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행복에 다가가고 싶어 하고, 그 시작에 ‘함께 하는 것’이 바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상담심리학’은 우리가 진정으로 나와 다른 이를 믿어주고, 수용하며, 서로 소통할 수 있게, 즉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이다. 그런 방법을 배우고 싶어서 온 학생들을 보면서, 하느님께서는 내가 이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 성지순례로 이끌어 주셨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야 나는 학생들과의 강의에서, 그들과 함께 머물면서 진정한 소통을 몸소 보여주는 선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야만 우리 학생들이 제대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더 나아가 다른 이들과 함께 해줄 수 있는 좋은 상담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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