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즈카르야는 벙어리가 되고 나서, 침묵하며 많은 상념에 잠겼을 것입니다. 구세주의 앞길을 준비하는 위대한 ‘예언자의 아버지’는 하느님의 크신 은총을 헤아리도록 주변의 환경과 차단됩니다. 즈카르야의 모습은 말문이 막히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친 한 인간이 어떻게 하느님의 은총을 받을 수 있는지 알려 줍니다. 

할례식에서 아기의 어머니 엘리사벳이 아기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지으려 할 때,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즈카르야에게 확인합니다. 즈카르야는 서판에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씁니다. 벙어리가 된 즈카르야는 천사의 말을 깊이 되새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기의 이름을 천사가 일러 준 대로 하였던 것입니다. 드디어 그는 입이 풀려 하느님의 은총을 찬미합니다. 요한이라는 이름의 뜻대로, 즈카르야는 ‘은총’의 아들을 품에 안고 감격에 빠졌던 것입니다.

사람들도 그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요한이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성탄이 눈앞까지 다가온 이때에 우리는 즈카르야처럼 침묵함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뜻을 새기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구원이 가까이 왔으니 머리를 들고 허리를 펴서 기도하여야 하겠습니다. “주님, 당신의 길을 알려 주시고, 당신의 행로를 가르쳐 주소서.” 

우리는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처럼 세속적으로 성탄을 대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기 예수님을 잘 모시도록 우리가 준비하기를 바라십니다. 아기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그분 안에 있는 신성을 알아보고 만지고, 그 음성을 듣기를 바라십니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