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하느님께 충실하지 못한 이스라엘 백성은 남편에게 신의를 지키지 못하는 아내의 모습에 자주 비유됩니다. 오늘 제1독서에 나오는 아가의 구절들은 사랑에 빠진 남자와 여자의 심정을 나타내지만, 동시에 이러한 구절들은 사랑으로 일치되는 한 영혼과 그리스도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내 연인의 소리! 보셔요, 그이가 오잖아요.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넘어 오잖아요.” 이 구절은 한 영혼을 구원하시러 찾아오시는 그리스도의 오심을 감성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나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이리 와 주오. 자, 이제 겨울은 지나고 장마는 걷혔다오. 땅에는 꽃이 모습을 드러내고, 노래의 계절이 다가왔다오.” 이 구절은 구세주의 탄생을 앞둔 교회의 기쁨을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엘리사벳 성녀는 마리아의 방문을 받았을 때,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성녀의 태 안에 있는 아기, 세례자 요한이 성령으로 가득 차(루카 1,15), 성모 마리아의 태중에 있는 구세주를 알아보고 뛰놀았기 때문입니다. 둘의 만남은 구세주를 알아보고 맞이하는 영혼들의 기쁨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의 성탄이 가까워질수록 우리 마음은 하느님 사랑의 신비가 주는 희망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주님을 연인으로 맞이하는 설렘이 우리 안에 커진다면, 아기 예수님께 하느님 사랑의 노래를 불러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비우시고 낮은 곳으로 오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 마음 안에 담는다면, 우리 마음은 이웃 사랑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