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기원전 200년경, 팔레스티나를 지배하던 안티오코스는 유다교를 없애려고 갖은 박해를 가했습니다. 희생 제사를 금지하고, 백성에게 돼지고기를 억지로 먹이며, 이에 따르지 않은 이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성전마저도 그리스의 신전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이에 마카베오라 불리는 유다를 중심으로 항쟁한 끝에 기원전 165년 성전을 되찾고는, 제1독서에서 보듯이 성전 제단을 다시 봉헌하며 제물을 바칩니다. 유다인들은 신앙의 순수성을 되찾으려고 엄청난 희생을 치렀지요. 그런데도 세월과 함께 점점 세속적이고 정치적으로 흐르면서 신앙심이 오염되기 시작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상인들을 쫓아내시며 성전을 정화하십니다. 그들이 순례자들의 절박한 처지를 악용하여 온갖 폭리를 취했기 때문입니다. 순례자들이 하느님을 더욱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성전을 기도하는 집으로 꾸미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신앙인의 의무입니다. 그러기에 순례자들의 순수하고 경건한 마음을 담보로 하여 어떤 모양으로든지 그들을 착취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성전을 아름답고 장엄하게 꾸미는 이유는 주님께 집중하기 위함입니다. 거룩한 분위기에서 하느님을 뵙고 그 말씀을 더욱 깨닫도록 도와주려는 목적입니다. 우리의 성전이 순수하게 기도하는 집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몸도 성령의 궁전이 되어 갈 것입니다. (김준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